영국 정부가 미국의 맨체스터 테러 관련 기밀 유출에 항의하며 양국 정보 교류 중단을 선언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과에 정보 공유를 재개했다.
마크 로울리 런던경찰청 치안감은 25일(현지시간) 허가받지 않은 정보 공유를 근절한다는 ‘새로운 확약’을 받았다면서 미국과 영국 간의 정보 공유를 재개한다고 밝혔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로울리 치안감은 이어 “우리는 세계 각국의 신뢰하는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소중이 여긴다”면서 “영국 국민을 보호하고 테러리즘과 맞서기 위해 파트너들과 공조하고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당국은 미국 정부가 영국 정부가 공유한 맨체스터 테러 관련 기밀을 “허가 없이”미국 언론매체에 흘렸다며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영국의 이러한 불만은 지난 24일 뉴욕타임스(NYT)가 폭탄 기폭장치와 범인이 맸던 배낭 조각 등 현장 사진을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 정보당국이 영국으로부터 받은 기밀을 언론에 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NBC 등 미국 언론은 자폭테러 용의자 살만 아베디(22)의 신원을 영국 경찰이 발표하기 전에 미리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영국 경찰은 이러한 기밀 유출이 수사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사건 정보를 더는 미국과 공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강력히 항의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미국·영국·캐나다 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은 이른바 ‘파이브 아이스’로 불리는 정보기관 간 긴밀한 정보공유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성명을 내고 정보 유출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유출자에 대한 공식수사와 엄벌을 지시했다. 여기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26일 영국으로 파견해 영국 정부 달래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