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 씨는 이날 오후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을 거쳐 다음날인 31일 오후 3시 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정 씨를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법무부 검사 1명, 범죄인인도 담당 사무관 1명, 일선 검찰수사관 3명(여성 수사관 1명 포함) 등 5명이 덴마크로 떠났다. 이들은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한국 국적기에 탑승하는 시점부터 정 씨를 인계받는다.
정 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있는 최 씨의 아킬레스 건이다. 전날 열린 10차 공판에서 최 씨는 "유연(정 씨가 개명한 이름)이를 여러 번 얘기하지 않았냐. 애를 자꾸 죽이지 말고 확인하고 말하라"고 분노했다.
변호인을 통해 정 씨의 강제송환 소식을 들은 최 씨는 "(딸이) 삼성 말 한 번 빌려 탔다가 병신이 됐다"며 "삼성 합병 이야기를 하기 전에 증거를 대라. 증인을 대지 마시고"라며 흥분했다. 재판장의 제지를 받은 그는 "딸을 통해 압박하는 건 앞으로 안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씨가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기소로 일단락된 국정농단 수사의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높다. 최 씨 모녀를 가까이서 지켜 본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 씨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정 씨를 상대로 이화여대 입시비리, 삼성의 승마지원 과정, 최 씨의 해외은닉 재산 등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발부받은 정 씨의 체포영장을 집행해 48시간 동안 강제 조사할 수 있으며, 정 씨의 진술 태도에 따라 이번주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덴마크 정부가 범죄인인도 결정을 내리자 현지에서 송환처분 불복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1심은 정 씨를 국내로 돌려보내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도중 정 씨가 이의신청을 철회하면서 범죄인인도 결정이 확정됐다. 귀국 후 정 씨의 변호는 이경재(68·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 등 최 씨의 변호인단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