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상승률 40% 이상 기록해
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주가 상승률이 미국 실리콘밸리 대장주 ‘FANG’에 비견할 정도로 눈에 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IT 기업인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알파벳 자회사)의 앞글자를 딴 FANG 기업들은 올해 각각 적어도 2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탄탄한 실적과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그런데 중국의 대표 IT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올해 각각 주가가 4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두 기업의 주가가 계속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두 기업은 중국 MSCI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시가총액 면에서 4분의 1을 차지한다. 두 기업의 주가 랠리는 MSCI지수가 올해 24% 상승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고 WSJ는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견실한 실적과 매출 증가를 근거로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미래를 낙관했다. 두 회사의 주식 모두를 소유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 중 90% 이상이 두 회사의 주식을 사라고 추천했다. 시장정보제공업체 팩트셋은 내년에 두 회사 모두 두 자리 수의 주가 상승률을 전망했다. 다이와증권의 존 최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 주식은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며 “전반적인 상승세가 강하고, 앞으로도 이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소유하고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캐롤린 유 마우러 애널리스트는 텐센트의 성장은 위챗에서 비롯한다고 분석했다. 위챗은 지난 1분기에 사용자가 9억380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23% 증가한 규모다. 마우러 대표는 “텐센트가 위챗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신호를 더 많이 보여줄수록 투자자들은 더 확신을 가질 것”이라며 “현재 텐센트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3330억 달러(약 374조1255억 원)에 달한다. 이는 대략 엑손모빌과 비슷한 규모다. 텐센트는 작년에 매출 171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팩트셋의 애널리스트들은 텐센트의 매출 규모가 2년 내에 약 2배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와 T몰을 거느린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공룡이다. 알리바바의 분기별 실적은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알리바바의 4분기 순익은 1년 전보다 60% 늘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주가가 꾸준히 상승률을 그리는 가운데 현재 두 기업의 주가는 고평가된 것이 아니라고 WSJ는 분석했다. 마우러 애널리스트는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40~50%의 수익 성장률을 기록하면 높은 주가에 대한 정당성은 충분히 부여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주에 투자하는 것은 지금까지 큰 대세였다. 그러나 기술주에 투자하는 것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뱅크오브메릴린치가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종 지수 중 가장 혼란스러운 거래를 보이는 지수로 꼽혔다. 다이와증권의 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다른 분야에 투자한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술주를 제외한 매력적인 대안이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