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21) 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과정에서 특혜를 주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61) 씨가 23일 첫 법원 판단을 받는다. 지난해 10월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지 9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56) 전 입학처장 등 6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류철균(51) 교수와 이인성(54) 교수,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선고도 이날 이뤄진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산산이 무너뜨렸다"며 최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 전 총장과 남 전 처장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최 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를 향한 선입견 때문에 (딸이) 특혜를 받았다고 몰고 가는 것은 부당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 씨는 최 전 총장 등과 공모해 정 씨를 이대에 입학시키고 학점 특혜를 받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최 씨는 정 씨가 다닌 청담고 체육 교사에게 30만 원의 뇌물을 주고 봉사활동 실적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있다.
최 씨의 형량은 이번 판결에 삼성 뇌물 수수 사건 등 다른 재판에서 받는 형량까지 더해 정해진다. 최 씨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삼성 뇌물 수수 사건 등도 심리가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최 씨와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23차 공판을 열어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이번 판결에 정 씨에 대한 판단이 들어갈 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정 씨가 이대 비리에 공모했다고 보고 두 차례 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