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틸러슨 “사우디 단교 철회 요건, 카타르가 수용하기 어려워”

입력 2017-06-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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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진=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걸프지역 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며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이들 국가가 카타르에 제시한 요구 사항 중 일부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카타르 측은 바레인과 이집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시한 일련의 요구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했으나 일부 요소는 카타르로서는 충족시키기 매우 어려운 것이며 이는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한 중요한 영역”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실상 일부 요건이 다소 과하다는 카타르의 입장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어 “생산적인 다음 조치는 각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며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서로 테러리즘을 막고 극단주의에 맞서자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할 때 강해진다고 믿으며 정치적 수사학을 낮추는 것이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달 초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자 중재 차원에서 이들에게 카타르에 원하는 조건을 공개하라고 밝혔다. 이에 사우디 측은 지난 21일 단교 철회 요구 조건으로 알자지라TV 방송 폐쇄, 이란과의 단교, 터키군 카타르 주둔 허용 철회 등이 포함된 총 13가지 요구 조건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카타르가 열흘 안에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고립될 것이라며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카타르는 “합리적이고 실행가능한”요구조건과는 거리가 멀고 궁극적으로 카타르의 주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수용을 거부했다.

카타르와 4개국의 갈등과 위기는 걸프 지역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더 나아가 이슬람 종파 간의 분열이 심화한다는 점에서 세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미국은 사우디와 카타르 모두 동맹을 맺고 있어 난처한 상황이다. 카타르의 경우 미국 공군기지를 비롯해 중부사령부의 지역 본부가 소재한 곳으로 군사 목적으로 중요한 지역이고 사우디는 미국의 대표적 우방국이다. 이러한 갈등은 이들 국가에게도 불리한 선택이다. 이들 국가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재정이 흔들리자 원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해외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해외투자 유치에 치명타가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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