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LCC 뒤에 항공사 퇴직자들 있었나

입력 2017-06-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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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후 재취업 힘들어지자 LCC 설립 뛰어들어… 지방공항 활성화 시급한 지자체와 의기투합

최근 신규 취항을 준비하는 저비용항공사(LCC)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항공사 퇴직자와 공항 인프라를 활성화시키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처를 찾는 금융투자업계의 유동자금이 LCC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직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대형항공사 은퇴자들을 위한 자리가 부족해 이제는 여행사에 재취업하기도 어렵다”며 “이들이 공항이 있는 지자체를 방문해 직접 LCC 설립을 제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형항공사 임직원은 퇴직하면 대부분 여행사나 판매대리점, 임원급은 계열사나 위탁사 고문으로 가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로 은퇴자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다. 이 즈음 LCC 설립이 늘어나면서 일부는 LCC에 재취업했지만 여전히 많은 은퇴자들이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해 직접 LCC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공항 인프라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자체의 의지와 결합됐다. 국내 지방공항은 고속철도(KTX) 및 신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다. 1989년 공군비행장을 활용해 개항한 경북 예천공항은 15년 만에 문을 닫았고, 2002년 속초·강릉 공항도 양양 공항의 개항으로 인하여 폐쇄됐다.

속초공항의 경우 결항률이 높아 오래전부터 취약 공항으로 분류된 바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용객이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반짝 수요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포항공항은 활주로 재포장 공사 당시 취항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재개장했다. 살아남은 지방공항을 그대로 두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활성화를 위해 직접 지자체가 LCC 추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투자처를 찾는 유동자금도 LCC 설립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금융권 자금이 항공 관련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LCC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여객기 리스 사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생기고,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항공기 PF 등을 새로운 투자처로 삼는 곳이 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자본력만 있으면 항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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