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을 통해 적용한 고급 브랜드의 아파트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신반포 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9월 입주)는 전용면적 84㎡의 매매가격이 이달 현재 기준 20억 원을 넘어섰다. 2014년 당시 분양가가 최고 15억4500만 원이었으나 입주프리미엄이 5억 원까지 붙은 것이다.
선호도가 높은 한강조망 라인은 매도호가가 24억 원을 넘고 있다. 전셋값도 상한가가 14억 원으로 개포주공 1, 4단지 입주권 매매가와 비슷하다.
지난해 7월 분양한 동작구 흑석7구역의 아크로리버하임은 전용 84㎡ 분양권 프리미엄이 1년 만에 2억 원(상한가)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마포구 대흥2구역의 신촌그랑자이 59㎡의 입주권은 프리미엄(권리가액 대비)이 최고 3억 원을 넘어섰다. 또 현대건설이 고급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도입한 개포주공3단지의 디에이치 아너힐즈(2016년 8월 분양)도 84㎡ 분양권 프리미엄이 현재 2억 원을 호가한다.
고급 브랜드가 적용되는 재건축 아파트가 이같은 인기를 보이면서 건설사들도 이를 앞세워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은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에서 ‘아크로벨트’를 확장하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크로는 ‘가장 높고, 가장 넓은’ 이라는 의미다.
작년 하반기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던 방배6구역은 12월 시공사 선정 당시 아크로(아크로 파크 브릿지)를 내세운 대림산업이 총 347표를 득표, 현대건설(94표)을 압도했다. ‘아크로 리버마크’라는 고급 브랜드로 신반포7차 재건축 시공권도 따냈다. 대림산업은 조만간 성동구 성수동 뚝섬상업구역 3구역에 주상복합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 2위를 차지한 GS건설 ‘그랑(GRAN)’으로 고급 브랜드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GS건설은 서초무지개 재건축 시공권 수주전에서 서초그랑자를 내세워 삼성물산을 물리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오는 10월 분양하는 마포구 염리3구역도 ‘마포그랑자이’로 명명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분양을 앞둔 개포주공4단지의 개포그랑자이는 서초그랑자이에 이어 강남에서 두 번째 ‘그랑자이’가 된다.
지난 2015년 반포우성 이후 강남 재건축 수주에 적극적인 롯데건설도 고급 브랜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3월 수주한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대치2지구에 ‘시그니처캐슬’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수주한 방배14구역과 한남동 외인아파트에도 고급 브랜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고급 브랜드로 ‘써밋(SUMMIT)’을 사용해온 대우건설은 올 연말 분양예정인 과천주공1단지에 경기권 최초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할 예정이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8월 이후 방배5구역, 방배13구역, 서초신동아, 신반포15차, 반포주공1단지, 잠실미성크로바 등 강남권에서 굵직한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며 “메이저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과 조경 등으로 무장한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고자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