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십 우승하면 커리어그랜드 슬램 달성...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 우승컵 안아
스피스의 3타차 우승이다. 청명한 날씨가 도와준 덕이다. 한때 불안했던 스피스는 이날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5개로 1타밖에 줄이지 못했지만 쿠처 역시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스피스는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스피스는 이로써 지난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메이저 승수를 추가했다. 93년 7월생인 그는 오는 27일이 생일이다. 만 24살이 되는 스피스는 1979년 우승자인 ‘스페인의 별’ 세베 바예스테로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디 오픈에서 우승했다. 또한 ‘골든베어’ 잭 니클라우스(미국) 이후 최연소로 메이저 3승을 달성하게 됐다. 니클라우스는 1963년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3승을 기록했는데 그때 나이가 23세 6개월이었다. 2000년 24세 6개월에 메이저 3승을 거둔 ‘골프지존’타이거 우즈(미국)보다도 6개월이상 빠르다.
스피스의 위기상황은 13번 홀(파3). 티샷한 볼이 갤러리쪽으로 날아가더니 언덕 깊은 수풀에 떨어졌다.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아 결국 보기를 범하면서 쿠처에게 1타차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곧 스피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14번홀(파3)에서 볼을 핀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스피스는 15번홀(파5)에서 2온을 시킨 뒤 ‘천금의 이글’을 골라내며 쿠처를 따돌리고 도망갔다. 스피스는 롱퍼팅을 성공시킨 뒤 검지 손가락으로 볼이 들어간 홀을 가리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6번홀(파4)과 17번홀(파5)의 버디는 운집한 갤러리들을 위한 팬 서비스였다.
메이저 대회에 46번 출전 만에 첫 우승을 기대했던 쿠처는 클라레 저그를 스피스에게 넘겨주며 다음을 기약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는 62타를 쳐 메이저‘마(魔)의 63타 벽’을 깼다. ‘어메이징’그레이스였다. 보기없이 버디만 8개 골라내 62타를 쳐 디 오픈 146년만에 최저타 대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마스터스, US오픈, PGA 챔피언십을 포함한 4대 메이저도 최저타 기록이다.
재미교포 김찬(27)은 합계 3언더파 277타를 쳐 디펜딩 챔피언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과 함께 공동 11위, 이날 뒷심을 발휘하며 4타를 줄인 강성훈(30)과 이븐파를 친 장이근(24)이 합계 3오버파 283타로 공동 44위를 올랐다.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와 송영한(26·신한금융그룹)은 합계 6오버파로 286타로 공동 62위에 랭크됐다. 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