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채권형 한계+경쟁 과열…1~2년 일 아니다”
상반기 공모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펀드들이 평균 1.3%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실적이 좋았던 신영자산운용조차 5% 미만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설정액 100억 원 이상 국내 공모형 공모주 펀드 26개를 살펴본 결과,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33%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18.22%)을 큰 폭으로 하회한다. 개별 수익률 1위 펀드인 신영플러스안정형펀드조차 4.84%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2~3위의 이스트스프링단기국공채공모주알파1(3.90%), KTB공모주분리과세하이일드(3.23%) 등도 성과가 저조했다.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집중되면서 시장 기대감이 높았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지난 1~6월 공모 규모는 4조7600억 원으로 작년 1조1812억 원의 4배 이상을 기록했다. 공모기업수는 21개로 전년(20개)과 유사했지만, 넷마블게임즈(2조6000억 원), ING생명(1조1055억 원)이 큰 몫을 했다.
시장과 펀드의 엇박자는 채권형이 공모주 펀드 시장의 대다수인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26개 펀드 중 채권 편입 비중이 높은 채권혼합형 펀드는 20개에 육박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펀드 대부분이 공모 물량을 채권 형태로 가져가는 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분리과세형 하이일드 펀드 등 일부 공모주 펀드에 반짝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시장을 이기는 수익률을 기록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 수익률을 따져봐도 공모주 펀드의 성과는 부진한 편. 지난 6월 30일 기준 지난 1년 평균 수익률은 1.53%로 코스피지수(22.45%)에 한참 모자랐다. 3년 수익률(9.32%)과 5년 수익률(17.13%) 역시 시장보다 각각 11.16포인트, 12.09포인트 낮았다.
공모 물량 배정 권리가 주식형 펀드 전체에 열려있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기관 투자자용 공모청약에 참가한 자산운용사가 배정받은 물량을 다시 재분배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ING생명 등의 경우 특히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 운용사들이 많은 물량을 가져가기 힘들었다”며 “2015년 상장 당시 저평가됐던 LIG넥스원 때처럼 일부 펀드 운용역들이 재간을 발휘해 집중 투자하지 않는 이상 특별히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