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벌어진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처럼 최근 미성년자의 강력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소년범' 처벌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소년범' 적용대상에 대한 최고형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처벌 수준을 유지하면서 재범을 막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확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26일 ‘라디오 재판정’ 코너에서 노영희(법무법인 천일ㆍ49) 변호사와 백성문(비앤아이 법률사무소ㆍ44) 변호사가 ‘소년범에 대한 처벌 경감’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두 변호사는 코너 진행을 위해 임의로 찬반을 나눴다.
노 변호사는 지난 3월 김 모(17) 양과 박 모(18) 양이 인천에서 8살 초등학생을 살해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이 소년범에 대한 처벌 경감 문제에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양의 변호인이 미성년자 (박 양의) 미성년자 신분이 유지되는 올해 12월 전까지 재판을 종식시켜 달라고 언급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년범 처벌과 관련된 법 조항에 따르면 사형 또는 무기형에 해당하는 중죄를 저질렀더라도 만 19세 이하면 징역 15년을 최고형으로 명기하고 있다. 사형과 무기형 이외의 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징역 2년을 넘을 수 없다. 만 10세 미만의 경우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 다만 백 변호사는 “10세 미만의 아이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면 그 아이의 부모가 민사상 책임을 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 변호사는 “10세에서 14세 사이의 아이들은 범법행위를 저지르더라도 아직까지 판단이 미숙한 것으로 간주돼 형사상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으로 분류된다”며 “그런 아이들은 감호위탁이나 사회봉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소년법을 1958년 7월에 처음 만들 때는 ‘16세 미만’으로 명시돼 16세가 기준이었다”며 “그것이 1995년에 개정되면서 18세로 기준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는 소년범의 처벌을 강화하고 처벌 연령 기준을 낮추는 데 긍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아이들의 범죄가 과거에 비해 잔인해졌다”며 “제대로 처벌을 안 하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백 변호사는 소년범에 대한 처벌보다는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처벌보다 교육에 방점을 두자는 목적으로 만든 게 소년법”이라며 “소년법에 대한 한계는 특정강력범죄처벌특례법에 따라 살인 같은 강력 범죄의 경우 징역 최고형을 15년이 아닌 20년으로 상향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뒀다”고 주장했다. 또 “실제 성인이 살인에 대한 처벌을 받더라도 징역 20년이 넘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특례법이 적용될 때 성인과 소년범의 처벌 수준에 차이가 없음을 역설했다.
백 변호사는 소년범의 구금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특례법을 제외하고) 소년범을 성인과 같이 강하게 처벌했을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교도소는 ‘교화’보다는 범죄를 배워오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구체적인 통계를 들어 백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소년범 중 재범을 일으키
는 비율이 2008년 30.9%였다가 2015년에는 48.4%로 20%포인트 가량 급격히 증가했다”며 “소년범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재범이 계속 발생하고 범행의 잔인성도 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백 변호사는 소년원과 교도소에서의 소년범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재범율이 높아지는 건 처벌이 약해서가 아니라 교육을 제대로 못해서”라며 “어떤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재범을 막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에는 소년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비록 소년범이라도) 그 행위에 대한 적절한 책임이 따르는 형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