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가 개봉 5일째 4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투자배급사인 CJ E&M 주가는 군함도 흥행과 달리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CJ E&M의 주가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초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1월 장중 한 때 8만980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28일 현재 종가 기준 7만4900원으로 16% 이상 하락했다.
CJ E&M의 주가 하락세는 5월 이후 두드러졌다. ‘불한당’, ‘리얼’ 등 투자 및 배급을 맡은 영화의 잇따른 흥행 부진으로 영화사업부문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은 CJ E&M의 주식을 각 42억 원, 37억 원 순매도했다.
증권업계는 CJ E&M의 하반기 주가는 영화 ‘군함도’의 흥행 성적표에 따라 주가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사업부문은 연간 15편 이상의 투자와 안정적인 배급 수입을 기반으로 2010년 이후 연평균 63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흥행작 부재로 이익이 급감해 군함도의 흥행 성적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투자비율 30%를 가정한 CJ E&M의 ‘군함도’ 손익분기점(BEP)은 관객 수 660만 명 정도로 알려졌다. 여기에 15개국 동시 개봉 및 100여 개국 판권 수출을 감안하면 BEP 관객 수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16개 작품 중 8개가 3분기 개봉작이었다. 최근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 배우의 조합에 성수기 효과가 뚜렷한 점을 감안하면, BEP를 상회하는 수준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군함도’가 관객 1000만 명을 동원할 경우, CJ E&M에 인식되는 투자ㆍ배급 수익은 51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영화사업의 연간 영업손실이 239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군함도’의 기여로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군함도’의 흥행 성적으로 인한 호재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J E&M의 주력 사업은 방송부문으로 올해 방송 매출 및 이익 비중은 75%와 87%로 추정된다. 영화는 각각 12%와 10%에 그쳤다. 영화는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영화 성적표에 따른 주가의 움직임은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11~1월에는 통상 tvN의 연간 최대 기대작이 편성되고, 하반기 스튜디오 드래곤 상장 추진 등 주가에 긍정적인 이벤트들이 발생할 전망이다”며 “‘군함도’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J E&M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900억 원, 2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8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 사업의 기타 매출은 디지털 광고와 콘텐츠 판매의 증가로 상승할 전망이다. 또 지난해 인수한 베트남 콘텐츠 제작사 ‘블루 그룹’의 실적 기여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1158억 원이 전망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tvN의 라인업은 ‘명불허전’, ‘아르곤’으로 콘텐츠의 화제성 및 흥행을 기반으로 우호적 투자심리가 형성될 것”이라며 “4분기 스튜디오드래곤의 상장으로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자회사 지분가치 재평가도 기대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