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연출에 주가 사상 최고치…서비스 부문 매출 73억 달러로 포춘 100대 기업 안에 들어
애플은 이날 회계 3분기(4~6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7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67달러로,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1.57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년 전보다 7.2% 늘어난 454억1000만 달러로, 역시 월가 전망인 448억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은 지난 분기에 판매량이 4103만 대로, 전년보다 1.6% 늘어났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을 끈 것은 아이패드 사업의 부활과 맥 컴퓨터의 견실한 성장세다. 최근 수년간 소비자들의 관심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지면서 두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다시 날개를 편 것이다. 맥 매출은 전년보다 6.7% 늘어나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이패드 판매는 전년보다 15% 늘어난 1142만 대에 달했다. 학교와 기업에서 아이패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일부 모멘텀을 회복했다”며 “오랫동안 작업해왔던 많은 일들이 이제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이폰 판매와 관련해 쿡 CEO는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논의가 평소보다 활발해 판매에 영향을 미쳐 잠시 휴지기(休止期)를 가졌다”며 “그러나 재고를 330만 대 털어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판매수치는 훨씬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또 이번 분기 매출이 490억~52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해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492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애플이 올가을 내놓을 아이폰 데뷔 10주년 제품, 이른 바 ‘아이폰8’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졌다.
어닝서프라이즈 연출과 긍정적 전망에 애플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0.9% 상승으로 마감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추가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수준을 나타냈다.
3분기 실적에서 특히 고무적인 것은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와 앱스토어 등 서비스 부문의 활발한 성장세였다. 그동안 애플 사업에서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했다. 원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3분기에는 교체 수요 때문에 아이폰 판매 실적이 늘 부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애플이 드디어 아이폰에 편중된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또한 사업 다각화에 베팅한 쿡 CEO의 전략이 적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비스 부문 매출은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 급증한 7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애플은 서비스 부문 매출만으로도 포춘 100대 기업 안에 드는 위업을 달성했다.
다만 애플이 계속 공을 들여온 중국은 여전히 부진했다.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매출은 전년보다 9.5% 줄어든 80억 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화권 매출이 5분기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쿡 CEO는 “중국 본토 매출은 사실상 전년과 비슷했고 대만은 20% 증가했다”며 “다만 홍콩이 환율 영향에 관광객 수요가 줄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의 현금보유액도 지난 분기에 261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보다 13%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