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100일 동안 보여준 역대 정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국민과의 격의 없는 파격 소통 행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권위를 내려놓았다면 문 대통령은 국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선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 첫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의 대통령’을 약속했다. 실제 행보도 취임 첫날부터 출근길에 시민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 인사하고 셀카 촬영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표방하며 시민들과 편안하게 마주했다.
문 대통령의 공식 첫 현장 행보도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간담회였다. 그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따뜻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였다. 이후 5·18 유족 묘소 참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면담, 세월호 피해자 가족 면담 등 가슴 아픈 국민들 껴안기에 나서 일관된 감성 정치를 펼쳤다. 무엇보다 행사 때마다 참석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인사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문 대통령의 격식 파괴는 업무에서도 나타났다. 참모들과 수시로 소통하기엔 청와대 본관과 비서동인 여민관과의 거리가 멀다며 취임 사흘째부터 집무실을 여민관으로 옮겼다. 참여정부 이후 단절됐던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를 복원한 문 대통령은 참모진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계급장·받아쓰기·사전결론’이 없는 ‘3무(無) 회의’를 열었다.
특히 오는 순서대로 자유롭게 자리에 앉도록 하는 등 권위주의를 타파하는 데 힘썼다. 또 청와대 기능직 공무원들과 구내식당에서 3000원짜리 식사를 함께 들고, 청와대 5당 대표 간 회담 전에 직접 테이블을 옮기기도 했다.
50년 만에 청와대 앞길을 전면 개방해 국민에게 돌려줬다. 청와대 관람객에게는 직접 나서 인사를 하고 여민관 앞에서 관람객이 문 대통령을 부르면 집무실 창문을 열고 호응하는 등 ‘국민의 대통령’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