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티칭 프로인 A(32)씨는 운동 마니아다. 골프는 기본이고, 학창 시절 축구선수로도 뛰었고 동호회 활동을 하는 스쿼시도 수준급이다. 최근 몇 개월간 A씨는 근력운동에 심취해 있었는데, 가끔씩 허리 통증이 생겨 파스를 붙여보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엑스레이상으로도 이상이 없었지만 정밀검사 결과 디스크 내장증이었다.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골퍼들 중에 외상이나 충격이 없었는데도 꾸준히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는 오랜 기간 운동을 하면서 꾸준히 쌓인 충격이 허리에 누적돼 요통이 생기는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시켜 주고 완충 역할을 한다. 허리 디스크라고 불리는 수핵탈줄증은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눌러 허리를 굽힐 때 요통과 하지통이 발생하는 반면, 디스크 내장증은 내부가 손상 받아 앉은 자세에서도 요통이 생기는 차이가 있다.
특징적인 것은 디스크 내장증이 X-RAY만으로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디스크가 정상처럼 제 위치에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며 이상한 허리통증으로 여긴다. MRI 검사를 통해 디스크 내부를 확인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디스크 내장증은 시간에 따른 노화가 주 원인인 여타 허리질환과 달리 내장증은 대부분 누적 손상 때문에 생긴다. 골프, 축구, 배드민턴이나 스쿼시 등 척추 회전이 큰 운동이나 스쿼트. 데드리프트 등의 중량을 이용한 운동, 집안일에서 받은 사소한 충격이 디스크에 축적된다. 격한 운동을 하는 젊은 층이나 가정주부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할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땅바닥에 앉거나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는 게 힘든 경우,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를 바로 펴지 못하고, 특정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거나 재채기를 크게 할 때 허리가 찌릿한 느낌이 있으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칫 증상 구분이 어려워 장기간 통증을 방치하기 쉽다. 이때 수핵 압력이 올라가 디스크 수축이나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불편이 생기면 전문의 진단과 검사를 정확하게 받는 게 좋다.
누적된 손상에 의한 디스크 내장증은 평소 생활 속 간단한 관리만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일단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나 바닥에 앉았을 땐 허리를 곧게 펴고 다리를 꼬지 않도록 한다. 물건을 이동시키거나 들 때에는 양손으로 드는 것이 좋으며 무릎이 구부린 상태에서 물건을 바짝 끌어당긴 다음 들어올리는 것이 좋다. 라운딩을 할 때 평지 걷기를 많이 하고, 평소 수영과 고정식 자전거 타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연세바른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