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치의 바다/ 신아연/ 책과나무/ 1만1400원
1900년대 초 독도를 까맣게 덮었던 바다사자 강치. 그 많던 강치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의 무자비한 강치잡이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 일본인들은 산 채로 강치의 가죽을 벗겼으며 살을 도려내고 기름을 짠 후 너덜너덜해진 몸뚱이를 그대로 바다에 던졌다.
학살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강치 한 쌍이 호주의 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돼 동물원에서 공연하며 지내다 아들 강치를 낳는다. 아들 강치만은 답답한 동물원에서 살지 않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몰래 동물원을 탈출시키고 아들 강치는 다시 고향 독도를 찾아 먼 여정을 떠난다.
소설가 신아연이 쓴 ‘강치의 바다’는 강치를 주인공으로 인간의 잔인성과 생명의 존엄성을 그리며 인간의 탐욕으로 희생된 강치를 애도하는 동시에, 뼈아픈 역사의 한 장면을 그려냈다.
이 책에는 강치뿐만 아니라 침팬지 등 다른 동물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함께 싣고 있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저자는 “동물은 인간과 생명을 나눠 가진 존재이고 인간과 동물은 불가분하게 생명그물로 연결돼 있다”라며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들은 생명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