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저수지 게임ㆍ공범자들ㆍ더 플랜…이 시대 저널리즘 다큐가 뜨는 이유
“나는 진짜 싫은 게 진실을 왜곡하는 겁니다” -영화 ‘저수지 게임’ 중
“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나라가 망해요!” -영화 ‘공범자들’ 중
“그렇게 제대로 된 뉴스 해보자고 했던 게 이런 겁니까?”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중
MB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저수지 게임’
김광석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김광석’
공영방송의 몰락을 다룬 ‘공범자들’
18대 대선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더 플랜’
국정원의 간첩 조작사건을 다룬 ‘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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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출연진도, 영상 효과도 없는 이 ‘영화’들.
친숙한 언론인들이 발로 뛰고, 쫓으며 정치사회적 의혹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저널리즘 다큐멘터리(Journalism Documentary)’ 영화입니다
올해에만 수 편이 개봉한 저널리즘 다큐.
‘저수지 게임’이 개봉 5일 만에 관객수 5만 명을 돌파, ‘김광석’은 개봉 주 주말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고 ‘공범자들’은 15일 기준 24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언론인들은 왜 영화를 통해 관심을 호소하고, 이런 저널리즘 다큐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요?
"은폐된 진실을 알리는 것은 우리의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 한겨레신문. 2017.8.30
저널리즘 다큐의 의미는 과거 수많은 의혹 속에 조용히 묻힌 사건을 다시 세상에 알리는 것에 있습니다.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저널리즘 다큐 또한 영화를 통해 새로운 자료와 관점을 제시하고 사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죠.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부 인식 또한 저널리즘 다큐의 붐을 일으켰습니다.
일각에서는 신문과 방송 등이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 저널리즘을 영화관으로 가져오게 했다고 지적합니다. 정작 감시와 견제로 이것을 다루어야 할 언론이 특별한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보다 더 깊은 울림과 각인을 남긴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2시간 가까이 되는 이야기를 방해 없이 온전히 집중해서 보는 것은 TV나 인터넷으로 보는 것보다 더 깊은 각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이에 다큐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관객의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영화’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죠.
TV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중단되거나 폐지됐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TV 시사고발 프로그램들은 지난 9년간의 보수 정권을 거치면서 줄줄이 폐지되거나 정부의 개입으로 축소되어왔습니다. KBS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가 폐지되고 YTN의 ‘돌발영상’이 한때 중단됐는가 하면 정권을 비방하는 회차의 방송은 결방되기 일쑤였죠. 결국 설자리를 잃은 저널리즘은 원하든 원치 않던 영화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저널리즘 다큐의 호황.하지만 문제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가 의혹 제기에 그치거나 오류가 발견돼 완성도에 오점을 남기기도 하죠.다큐멘터리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객관성을 잃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널리즘 다큐가 흥미로운 방식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것이겠죠.
PD와 저널리스트들이 극장가에 더욱 넓혀갈 저널리즘 다큐멘터리의 미래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