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안한 자구안 중 중국공장 처분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한 현실성이 갖춰질 것을 전제로 박 회장의 자구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번주 후반이나 다음주 초에 주주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공장 및 대우건설 지분 매각, 유상증자 등을 제시한 박 회장의 자구안 수용 여부를 논의한다. 산은은 박 회장이 제시한 자구안을 채권단과 공유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금호타이어의 최대 부실인 중국공장 처분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장만 정리되면 금호타이어의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신규자금을 투입하거나 이 회사를 법정관리에 보내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9월 말 만기인 채권의 상환 일정을 연기하면 올해 말까지는 자체 현금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연내에 중국공장 처분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 여부를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사드 여파가 박 회장이 중국 공장을 처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철수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중국공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헐값에라도 중국공장을 현지 업체에 처분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은 채권을 상환받지 못한 채 나중에 모두 손실 처리하거나, 아니면 지금 처분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산은은 박 회장의 자구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일부 실행 계획 추가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박 회장의 자구안은 구체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고통분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보완 및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