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하향 압박은 옛날 방식” 재건축 ‘로또 청약’ 불지펴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234대 1 경쟁률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이 또다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초래하며 오히려 청약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이달 7일 일반분양을 진행한 ‘신반포센트럴자이’는 올해 서울 내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인 1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로또 청약’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4600만 원 안팎으로 책정을 논의하던 3.3㎡ 분양가를 4160만 원으로 대폭 내리며 제2의 ‘로또 청약’ 단지라는 논란이 일어났던 삼성물산의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역시 지난 14일 일반분양에서 평균 40대 1, 최고 234대1의 과열된 청약열기를 보였다.
잇따른‘로또 청약’ 논란은 정부 대책의 여파로 발생했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가 하향 압박이 커지며 최근 분양한 단지들이 분양가를 당초 논의되던 수준에서 내리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3.3㎡당 4250만원의 분양가가 책정된‘신반포센트럴자이’의 경우 인근의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래미안 퍼스티지’와 ‘아크로리버파크’의 3.3㎡당 매매가가 5000만 원을 넘어서고 있어, 이 단지 청약엔 자연스럽게 시세차익의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후 유사한 형태의 분양가 조정이 있었던‘래미안 강남포레스트’와 현대산업개발의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에도 제2, 제3의 ‘로또 청약’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는 단기 투자유인을 억제하고 시장 불안을 진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는 상반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가는 모습이다.
정부 의지에 반하는 또다른 ‘로또 청약’ 단지가 출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추후 분양일정을 앞두고 있는 재건축조합들 역시 우려섞인 시선으로 시장을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청담동의 기대주인 청담삼익 조합 관계자는 “아직 분양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 너무 차이가 나면 안 된다는 분위기 속에 조심스럽게 분양시장 추이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를 낮춰 시장을 진정시키는 정책은 예전 신도시처럼 몇 만 가구를 한번에 공급하며 저렴하게 분양하던 시절에나 가능하던 시장 개입 정책”이라며 “현재 강남같이 공급이 극단적으로 적고 수요가 많은 시장의 경우는 가격에 상한을 두면 최근의 ‘로또 청약’ 논란처럼 시장 과열만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비효율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