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국제부 기자
15년 전만 해도 ‘신문’은 당연히 종이 신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종이 신문과 디지털 뉴스를 구분한다. 더 나아가 종이 매체를 외면한다.
미국 최대 경제지로 꼽히는 WSJ가 당장 아시아판 제작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의미심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WSJ는 종이 신문 광고가 줄어들자 미국 외 지역에서 지면 인쇄를 축소하기로 했다. WSJ의 결정이 상징하듯 지면으로 나오는 뉴스는 확실히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17일에는 미국 저항문화의 상징인 유명 대중음악 잡지 ‘롤링스톤’이 잡지를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쇄 광고 수익이 감소해 디지털로 변화하려 노력했으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종이 신문, 출판업이 위기라고는 하지만 뉴스를 소비하는 욕구 자체가 줄고 있지는 않다. 소비의 방식이 다양해졌을 뿐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속보에 집중하는 동시에 뉴스를 해설해 주는 콘텐츠에 호응하고 있다. 팟캐스트나 종편의 뉴스 시사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저서 ‘뉴스의 시대’에서 “오늘날 뉴스의 문제는 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기사보다 뉴스를 ‘읽어 주는’ 기사가 절실한 이유이다. 같은 사실을 전달하더라도 어떤 방식을 이용해 전달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만 공을 들인다면 올드 미디어의 위기는 부활로 이어지지 못하고 말 그대로 위기에서 끝나 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