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부동산시장 위기

입력 2017-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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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건물수 줄고 거래도 감소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요즘 상가 부동산시장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거래량이 줄고 건물 수까지 감소하는 분위기다.

서울은 2011년을 정점으로 매년 상업용 건물이 계속적으로 줄고 있다.

상가가 너무 많이 공급된 탓도 있지만 인터넷 쇼핑과 TV 홈쇼핑 성장으로 그만큼 실물 상가수요가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올해 들어 오피스텔을 제외한 전국의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6월을 고비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6월 1만8741건에 달하던 거래량은 7월 18510건, 8월 18447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서울은 8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축물 관련 사이트 ‘세움터’를 보면 서울의 경우 2011년 13만8436개 동이었던 상업용 건물이 지난해 12만7423동으로 감소해 5년 동안 무려 1만1013개 동이 없어졌다. 연간 평균 220개 동이 감소한 셈이다.

물론 전국 수치로 보면 늘었다. 지난해 기준 총 건물 수는 122만2344개 동으로 같은 기간 7만9578개 동이 증가했다. 아마 신도시 개발 등으로 새로운 상업용 건물이 대량 건립돼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은 상업용 부동산 수요는 자꾸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온라인 쇼핑몰 비중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20%대를 넘어 내년에는 30%대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이는 점포 없이 판매되는 온라인 쇼핑시장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실물 상가 수요가 없어져 상가 부동산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소리다.

그런데도 틈만 생기면 상가들이 탄생한다. 점포주택단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실상은 기대 밑이다. 장사가 시원찮아 자영업자는 물론 건물주도 재미가 별로 없다.

위례신도시 한 점포주택가의 1층 상가는 온통 비어있다. 간혹 자전거 수리점 같은 생활밀착형 업종이 입점됐지만 장사 이문은 별로라는 소문이 나돈다.

기존 점포상가지대는 너무 많은 업종이 경쟁을 벌이는 통해 일부 가게만 사람이 북적인다. 게다가 주차장이 제대로 안 갖춰져 오는 손님마저 발길을 돌리는 처지다.

점포주택가의 속빈강정 분위기는 위례신도시뿐만 아니다. 점포주택이 많기로 이름이 난 평택 고덕신도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근처의 점포주택은 사정이 좀 나을지 모르지만 외곽의 근린생활 상가지대는 찬바람을 맞을 게 뻔하다.

게다가 곳곳에 대형 쇼핑몰이 생겨나 주민들마저 떠나는 분위기다. 주차가 편리하고 한꺼번에 쇼핑이 가능하니 동네 상권이 배겨날 재간이 없다. 온갖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지만 밥벌이가 되는 점포가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비싼 임대료가 내고 나면 자영업자가 손에 쥐는 돈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업종이 자주 바뀐다. 이는 장사가 잘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다 힘들다는 말은 아니다. 수요가 풍족하고 아이템이 좋은 업종은 경기를 별로 타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한데도 돈을 버는 곳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고객에 비해 점포가 너무 많아 예전만큼 수익을 낼 수 없다.

빈 상가가 없다고 해서 장사가 잘 된다는 뜻은 아니다. 잘 모르고 덤볐다가 낭패를 보는 자영업자가 어디 한 둘인가.

중소기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생계형 자영업 생존률이 1년 83.8%이고 3년 40.5%, 5년 29,6%다. 1년은 그럭저럭 버티지만 3년 째는 절반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소리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서울 용산구 해방촌 일대 음식업종 월 평균 매출액 자료다. 해방촌 내 패스트 푸드점의 지난 7월 평균 매출액은 6031만원으로 전월보다 절반 이상 줄었고 한식은 3379만원에서 2872만원, 양식은 4587만원에서 2431만원으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된 것은 용산에 근무하던 미 군인들이 평택으로 대거 이전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내국인 수요 이탈도 적지 않다.

주변에 더 좋은 음식점이 생겨나 그곳으로 빠져나간다는 말이다.

아무튼 이는 지역상권이 하루아침에 망가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할 때 상가 부동산 시장의 앞날이 밝지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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