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중 10개가 과기정통부 등 고위공직자 출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퇴직 공무원들이 낙하산 인사를 통해 부처 산하 협회의 고위 임원직을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의원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퇴직공무원들이 산하 협회 12개 중 10곳에서 상근임원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하 협회의 업무가 대부분 과기정통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해당 부처가 각 협회의 상근 임원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회원사나 고객들의 입장을 반영한 목소리를 내야 할 민간 협회가 정부 대변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이같은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공석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제외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12개 협회의 상근 임원들의 주요 경력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협회 중 6개 협회의 상근 임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부, 교육과학기술부 포함) 출신이었고, 2개 협회의 상근 임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출신이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 출신이 1명, 정무제2장관실 공무원 출신이 1명으로 12개 협회 중 10개 협회의 상근 임원이 고위 공직자 출신이었다.
이들 협회 상근 임원들은 모두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별도의 업무추진비 사용권한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는 이들 13개 협회 상근 임원들의 평균연봉은 1억6300만 원이라고 밝혔다.
협회별로 살펴보면 ‘한국TV홈쇼핑협회’ 상근 부회장은 경북체신청장과 중앙전파관리소장을 지냈다. 현재 모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기관이다. ‘한국홈쇼핑상품공급자협회’ 상근 회장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의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정부로부터 SW사업자 및 기술자 신고 제도를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 ‘한국SW산업협회’의 상근 부회장은 정보통신부에서 기획총괄과장을 거쳐 예금사업단장까지 지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상근 부회장’도 정보통신부와 우정사업본부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상근 부회장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과학기술정책기획관을 지냈다. 분실도난 단말장치의 확인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상근 부회장은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을 거쳐 우정사업본부에서 지방우정청장으로 근무했다.
최명길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산하 민간 협회의 임원 자리를 독식하게 되면 관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 하게 될 것"이라며 "협회 임원은 민간 전문가에게 맡기고 민간과의 소통은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