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정부, 위기의 조선업 살릴 지원책 더 내놓아야”
25일 새민중정당 김종훈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기술보증기금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 현재 울산시의 보증사고율은 6.3%로 전국 평균인 3.3%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조선업 밀집지역인 울산 동구의 경우에는 이 기간의 보증사고율이 10.2%로 전국 평균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울산동구의 보증사고율은 조선업 위기가 시작된 2014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조선업 위기가 본격화하는 2015년의 경우 울산 동구의 보증사고율은 전국 평균인 4.2%보다 네 배 가까이 높은 15.1%까지 올라갔다. 지난해는 5.5%(전국 평균인 4.5%보다 다소 높은)로 하락했지만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올라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원청 대기업이 조선업 위기의 부담을 하청업체에 떠넘긴 탓이 크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 조선산업에서는 원하청 구조가 발달했다. 대형조선소들은 수많은 하청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하청업체들은 원청업체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갑을관계 속에 놓여 있다.
원청업체들은 조선산업 위기가 시작되면서 하청업체에 대한 기성금(도급계약을 통해 일이 완성되는 정도에 따라 지급하는 금액)을 줄이고 있다. 하청기업이 원청과 도급 계약을 맺고 그 계약에 따라 기성금을 지급받는 것이 정상이지만 현실에서는 원청 기업이 일방적으로 기성금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기성금이 줄어들면서 하청업체들은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둘째, 정부의 조선산업 위기 대책이 그다지 실효성이 높지 않은 탓이 크다. 정부는 조선산업 위기가 심화하면서 자금 지원 확대, 수주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보증사고율이 매우 높다는 것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의 반영일 수 있다.
한편 기술보증기금은 위기를 맞고 있는 조선해양부문에 대한 보증 규모를 점차 줄이는 모습이다. 기술보증기금의 전체적인 보증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조선해양부문에 대한 보증잔액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기술보증금융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상업은행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산업이나 지역의 단기적인 위기로 상업은행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워서 위기가 심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 정책금융기관의 고유한 역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 금융기관은 위기 지역에 대한 지원을 오히려 확대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다. 기술보증기금은 위기를 맞고 있는 조선해양부문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조선산업 하청업체들의 급격한 폐업 증가는 우리나라 전체 조선산업의 기술력이나 잠재력을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원청 기업들의 일방적인 기성금 삭감을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위기의 조선산업을 살릴 지원책을 더 적극 내놓아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책금융기관인 기술보증기금도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 대해 비올 때 우산을 뺏는 정책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