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급식체, 너 한국말 맞니?
사직서
앙~ 대표찡~ 부장님 인성이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서 소쩍새가 지저귀는 부분이고요~? 일이 너무 빡세서 좌로에바쌈바디바 참치넙치꽁치삼치갈치인 부분입니다~ 이거레알 반박불가 빼박캔트 버캔스탁인 부분 지리구요~ 대표님도 인정? ㅋ
이사님 사내정치는 진짜 지리구요 오지고요 고요고요 고요한 밤이구요 실화냐? 다큐냐? 맨큐냐? 이 회사를 다닌 게 후회한다면 후회할 시간을 후회하는 각이구요~ 동의? 어 보감 ㅋ 지금 사직서를 내야 살고 안 내면 뒤지는 각이옵니다~
요즘 온라인에서 화제라는 ‘급식체 사직서’ 입니다.
해석한다면 부장님의 성격이나 이사님의 사내정치가 정말 심한 수준이며
일까지 너무 힘들어 사직한다는 내용입니다.
tvN 예능 ‘SNL코리아 시즌9’에서 나오는 ‘급식체 특강’ 코너입니다.
노래 가사나 드라마 속 대사를 급식체로 만들어 보여줍니다.
한국말이면서 한국말이 아닌듯한 ‘급식체’
주로 초·중학생 등 10대들이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은어를 일컫는 말입니다.
왜 ‘급식’체냐고요? 이들은 주로 학생들로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세대’를 의미한다는 거죠.
외계어같은 이 급식체에는 무엇보다 축약어나 초성으로 만든 단어들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면
ㅇㅈ? ㅇㅇㅈ(인정? 어 인정)
ㄹㅇㅌㄹ(레알트루), ㄱㅇㄷ(개이득)
빼박캔트 (빼도 박도 못한다. 확실하다)
대표적인 급식체 표현들도 있죠.
오지다 지리다 (놀라거나 감탄할 때)
에바 떤다( 오버 떤다)
~~각 (예상하는 적절한 상황)
이런 단어표현들에 말장난처럼 의미는 통하지 않지만 어감이 비슷한 단어들을 나열하거나 자문자답하는 표현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10대들이 쓰는 급식체에는 축약어나 은어 뿐 아니라
비속어가 난무하기도 합니다.
일부에선 이들에게 인기있는 BJ가 소위 급식체 말투에 속된 표현까지 쓰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급식체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각은 둘로 나뉩니다.
언어파괴라는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게다가 혐오와 비하의 표현을 아무 생각없이 쓰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새로운 언어형태는 늘 있어 왔습니다.
자신들의 문화이며 놀이인 동시에
소통하며 소속감을 확인하는 과정인 것이죠.
“우리는 언어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대로 현실을 인식한다”
독일 언어철학자 훔볼트
언어의 힘은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는 의미입니다.
대한민국 디지털 세대의 급식체는 어떤 현실과 미래를 만들어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