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탑재해 아마존·구글 스마트 스피커와 경쟁 예고
일본 소니가 애완 로봇을 12년 만에 새로 내놓는다. 내달 소니가 출시하는 애완 로봇은 아마존,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소니는 1999년에 강아지 모습을 한 애완 로봇 ‘아이보(AIBO)’를 출시했다. 당시 아이보의 가격은 600~2000달러(약 225만 원)로 고가였음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소니가 경영난을 겪으며 2006년 아이보는 생산이 중단됐다. 2014년 소니는 수리 서비스도 완전히 중단했다.
그런데 작년에 소니는 철수했던 애완 로봇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고 선언했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고객과 감정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사랑과 애정을 쏟아 성장시킬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년을 목표로 소니가 애완 로봇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내달 미디어 행사에서 소니가 애완 로봇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이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쓸 것인지, 가격은 어느 정도로 책정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소니가 12년 만에 애완 로봇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시장에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 애완 로봇 사업에 참여한 직원 수는 100명에 이른다. 소니는 애완 로봇의 움직임을 과거보다 더 부드럽게 개선하고 주인의 명령에 더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센서를 개발했다. 동시에 아마존, 구글이 내놓은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대항하고자 AI 기능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의 아이보 4마리를 가진 마쓰이 다쓰오 엔지니어는 “아이보로 히트를 친 만큼 소니를 향한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소니가 이번에 내놓은 새로운 펫 로봇이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기능에만 그친다면 사람들은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12년 전 애완 로봇이 정서적 안정을 주는 기능에 충실했다면 이번에는 AI 비서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지난주 소니는 일본에서 원통형 모양의 커뮤니케이션 로봇 ‘엑스페리아 헬로’를 선보였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이 신제품은 1300달러로 책정됐는데 카메라, 영상통화 기능 등을 탑재해 AI 비서로 활용 가능하다. 그런데 이 로봇은 100달러면 살 수 있는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와 비교해 성능이 크게 다르지 않아 실망스러운 반응이 지배적이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