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식<사진> CJ헬로비전 대표가 9년 만에 자신이 직접 만들었던 회사 이름을 바꾸고 재도약을 이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선도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이자 지난해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불발로 인한 이미지 타격을 벗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사내 사기진작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26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CJ헬로비전에서 CJ헬로로 변경했다.
회사 관계자는 “케이블TV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도전하고자 사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며 “친근하고 편안한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나가는 한편, 기존 케이블TV사업의 중심 기기인 텔레비전을 상징해왔던 비전을 사명에서 덜어냄으로써 기존 사업영역에 대한 한계를 제거하고 스스로 변화,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변 대표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 2008년 5월부터 CJ헬로비전을 이끌었던 변 대표는 2013년 CJ오쇼핑 대표로 이동했다.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8월 CJ헬로비전으로 복귀했다. 변 대표는 2008년 당시 ‘CJ케이블넷’이라는 사명을 CJ헬로비전으로 바꾸고 공격적인 전략을 감행했다. “방송통신 융합시장 개척”을 강조했던 그는 국내 최초 다화면(N스크린) 영상서비스인 ‘티빙’을 출시해 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OTT) 시대를 개척했다. 이어 2011년에는 알뜰폰 서비스인 ‘헬로모바일’을 내놓고 현재 알뜰폰 1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변 대표는 정체된 시장에서 변화를 꾀하면서 동시에 지난해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카드로 ‘사명 변경’ 카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명 변경과 함께 인공지능(AI)과 렌털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CJ헬로비전은 다음 달 1일 TV 기반 차세대 동영상서비스(OTT) 브랜드 ‘뷰잉’도 선보인다. 뷰잉은 AI를 기반으로 넷플릭스·티빙·푹·유튜브 등 국내외 이름난 콘텐츠를 모두 제공하는, 한마디로 ‘OTT 포털’ 서비스다.
2014년 시작한 가전 렌털 사업도 확장한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렌털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59.5% 증가한 11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여 품목은 TV와 노트북과 태블릿 컴퓨터에 이어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전자레인지, 안마의자, 정수기까지 늘어났다.
변 대표는 미래 사업 구상을 위해 올 초 신성장 추진실을 만들어 MWC 현장에 급파하기도 했다. 당시 스페인에 다녀온 신성장 추진실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렌털 사업은 단순히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서 가정 내 IoT를 결합한 융합형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새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