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경찰 간부인 청장과 경찰의 성추문 문자메시지를 퍼트려 피해자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정보과 경찰에게 징계를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1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경기지방경찰청 정보과 소속 경찰 최 모 씨가 경찰청을 상대로 낸 견책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 씨가 '청장과 여경 불륜 소문' 관련 문자메시지를 동료 경찰관 A 씨에게 전달한 것은 정보 수집이라는 직무수행의 일환이거나 A 씨 정보수집 업무에 협조한 것으로 정당한 직무집행"이라고 했다. 인사 대상자에 대한 평가나 소문을 모으는 게 최 씨 직무라는 것이다.
최 씨가 피해자를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의도도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 씨는 추문 정보를 접했던 A 씨에게 문제가 된 메시지를 보낼 때 내용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했다"라며 "소문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취득해 A 씨에게 전하는 것에 주된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경기지방경찰청 정보과 소속으로 일하던 최 씨는 같은해 11월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청장과 여경의 성추문 관련 문자메시지를 전달받아, 이를 카카오톡을 통해 동료 경찰관에게 보내 피해자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이유였다. 최 씨는 징계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심사위원회는 견책 처분으로 감경해줬다. 하지만 최 씨는 고위 간부 비위를 확인하는 업무 중 발생한 일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날 교통안전과 소속 경찰 오 모 씨에 대한 감봉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최 씨와
달리 정보수집 업무가 오 씨의 직무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또 들은 내용을 선정적으로 표현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 점을 들어 개인적인 흥미 추구가 주된 목적이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