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비엔티안 ‘마스코트’ 직물 공장 르포
귓전을 때리는 소음, 답답한 공기, 침침한 조명…. 직물 공장을 생각하면 으레 떠오르는 풍경이다. 더욱이 후발 개발도상국에 속하는 라오스의 직물 공장이라면 편견은 더 굳어진다. 라오스 비엔티안에 있는 덴마크 기능성 의류 제조업체 ‘마스코트’는 그 편견들을 보란 듯이 깨 놓았다.
32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바깥 날씨와 대조적으로 공장 안은 불쾌함이 느껴지지 않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직물 공장 특성상 조명이 밝긴 했지만, 공기가 탁하지 않아 눈이 아프지 않았다. 재봉틀이 돌아가는 소리도 듣기 싫은 소음이라기보다 오히려 규칙적인 박자감이 있어 마음에 안정을 주는 듯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한국 중소기업 대표 20여 명과 함께 찾은 마스코트 공장에는 67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100% 덴마크 자본인 마스코트는 1982년 설립된 기업으로 라오스 공장은 2013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광산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 필요한 작업복이 생산된다. 만들어진 제품은 100% 유럽으로 수출된다.
마스코트 공장은 쾌적한 근로환경이 돋보였으나 산업 시찰을 온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의심도 들었다. 마스코트의 라트다반흐 시라펫 HR 매니저는 “방문객을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제기된 의혹을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8시간 근무 시간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 내 휴게실로 방문단을 안내했다. 시라펫 매니저는 “병동 침대 두 개가 놓인 휴게실은 피곤한 근로자나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사용된다”고 했다.
이 공장은 110헥타르 규모의 비엔티안 산업·무역 지구(Vientiane Industry and Trade Area·VITA파크) 안에 들어서 있다. VITA파크는 라오스 3대 특별경제구역(SEZ) 중 한 곳으로 대만 자본이 70%, 라오스 정부 자본이 30% 지분을 소유해 개발한 합작 제휴 경제 지구다. 현재 44개의 회사가 6300만 달러 규모로 투자를 완료했고, 15개 업체가 지구 내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마스코트의 종업원을 포함해 총 종업원은 2500여 명이고 라오스 현지 노동력이 95%를 차지한다. 마스코트의 공장은 15개 업체 중 한 곳이다. 현재 VITA파크 내 기업이 80% 입주한 상태이며 한국 기업은 입주하지 않았다.
태국에 있는 공장보다 VITA파크에 입주한 공장이 갖는 경쟁력은 크게 두 가지다. 낮은 인건비와 낮은 관세다. VITA파크 관계자는 “태국 공장에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하루 일당이 9달러 정도라면 라오스는 7달러”라고 설명했다. 태국보다 덜 개발된 만큼 인건비도 저렴하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관세도 태국보다 낮다. VITA파크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이 전체 순위에서 아주 낮은 개도국에 부과되는 관세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VITA파크에 입주한 기업들은 10년간 라오스 정부로부터 법인세를 100% 감면받으며 11년째부터는 65년간 50%를 감면받는다. 관계자는 “중국 운남성의 쿤밍 지역과 라오스, 태국을 잇는 고속철도가 2020년 완공돼 VITA 파크를 관통할 예정”이라며 한국 중소기업 대표들을 향해 라오스 투자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