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조기퇴직’ 바람에 재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 내에서 60대 임원이 퇴진하는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기업문화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의 인사 방향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삼성 계열사와 다른 대기업의 고령 임원들도 ‘조기 실직 공포’에 시달리는 분위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을 시작으로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들도 계열사별로 연말 사장단 인사 및 후속 임직원 인사가 잇따라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경우 정몽구 회장을 제외한 3명의 등기임원이 모두 40대(정의선 부회장) 혹은 50대(윤갑한ㆍ이원희 사장)이지만 미등기 임원 가운데서는 부회장 4명 전원과 사장 3명, 부사장 10명이 60대이다.
특히 지난 2015년 말과 올해 초 정기 임원 이사의 폭이 계속 줄어들어 올해 승진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올 초 30대 이사 승진자가 나오면서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 전통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올해도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부회장, 정도현 사장 등 2명의 대표이사가 60대이며, 사장 7명 가운데서도 안승권ㆍ이상봉ㆍ이우종ㆍ최상규 등 4명이 60대다. 부사장과 전무 가운데서도 일부 60대가 포진하고 있어 세대교체 수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조대식 의장(50대)을 기용하는 등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바 있어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사장단 연령이 50대로 떨어질 경우 임원과 부장급도 자연스럽게 연령대가 낮아질 수밖에 없어 일각에서는 '50세 정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재계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30, 40대 젊은 임원과 일반 직원들마저 ‘직장 수명’이 점점 더 짧아질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연말 인사철이 다가오는 데다 삼성전자의 세대교체 인사까지 나오면서 연령대가 높은 임원들은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습”이라면서 “매년 반복되는 불안감이지만 올해는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