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패키징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경섭 삼양패키징 대표 및 임원진이 참여한 가운데 향후 사업 비전과 성장 전략을 밝혔다.
발표를 맡은 윤석환 삼양패키징 상무(최고재무책임자ㆍCFO)는 “향후 5년간 핵심 성장축으로 아셉틱 음료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사업을 선정해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 기간 연 10% 이상 성장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삼양패키징은 2007년 9월 아셉틱 생산라인 1호기를 도입하며 본격적으로 아셉틱 음료 사업을 시작했다. 아셉틱 음료 생산 공정은 무균실 안에서 음료를 주입하는 공법을 말한다. 기존에 음료 주입 단계에서 음료를 섭씨 85~90도로 가열해야 했던 ‘핫 필링(hot filling)’보다 주입 비용이 저렴하고 제품 맛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 삼양패키징의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현재 우리나라 5개 페트병 사업자 중 아셉틱 공정을 채택하고 있는 업체는 삼양패키징이 유일하다. 페트병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칠성 및 한국코카콜라 등 음료 생산 업체의 생산량을 포함하더라도 삼양패키징의 아셉틱 음료 시장점유율은 83%에 달한다.
삼양패키징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3개의 아셉틱 생산라인을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광혜원 공장에 마련해 운영 중이다. 각 라인의 생산 능력은 연간 1억5000만 개 수준이다. 최근 삼양패키징은 4호 라인 증설을 결정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 4호기는 내년 12월 완공돼 2019년부터 시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윤 상무는 “내년 4호기가 완공되면 연간 아셉틱 음료 생산능력은 현재 4억5000만 개에서 6억 개로 약 33% 증가할 것”이라며 “2020년 아셉틱 사업 매출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셉틱 음료 매출액은 592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4.9% 수준이다.
친환경 종이 소재의 음료 용기인 ‘카토캔(Cartocan)’ 사업에도 신규 진출한다. 카토캔은 독일 회라우프사가 제조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양패키징이 국내 사업권을 독점 확보한 상태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및 일본 업체가 회라우프사와 제휴해 자국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 중이어서 수익성도 보장된다는 것이 삼양패키징의 설명이다.
윤 상무는 “카토캔은 기존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가 약 60% 절감된다”며 “현재 카토캔 생산라인 2개를 발주한 상태”라고 밝혔다. 카토캔 1호 라인은 내년 4월에, 2호 라인은 2019년 하반기에 각각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음료 제조사들과 공급 계약을 논의 중에 있으며, 1호기가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양패키징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94억 원과 23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7.7%, 162.3% 증가한 3101억 원과 4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양패키징의 부채는 모두 2677억 원이다. 2015년 7월 효성의 용기사업 부문이었던 아셉시스글로벌을 인수할 때 2728억 원 규모의 대출을 떠안은 탓이다. 삼양패키징은 꾸준히 부채비율을 줄여왔다.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14.8%로 지난해보다 10.9%포인트 줄었다. 삼양패키징 관계자는 “유동성 자금이 충분히 유입되고 있어 부채비율을 계속 줄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양패키징은 이번달 코스피 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삼양패키징의 총 공모주식수는 459만5450주로, 전량 구주매출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6000원~3만 원이다. 희망가 2만6000원을 기준으로 매출총액은 1194억8170만 원이다. 매출방법은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배정한 후,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에게 각각 20%와 60%를 배정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양패키징의 대주주는 전체 주식의 51%를 보유한 삼양사다. 이어 스탠다드차타드 계열 사모펀드인 SCPEK III이 26.95%, 마리나 삼양(Marina Samyang)이 16.98%, 스탠다드차타드 계열 투자회사 핀벤처(Finventures Limited)가 5.07%를 각각 가지고 있다. 구주매출 후 지분은 SCPEK III이 9.17%, 마리나 삼양이 5.77%, 핀벤처가 1.72%로 각각 줄어든다. 삼양사의 지분율은 51%로 유지된다.
삼양패키징은 2014년 11월 삼양사가 용기 부문을 물적분할하며 설립됐다. 2014년 12월 사모펀드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PE)가 당시 업계 1위였던 효성의 페트병 패키징 부문을 인수하며 아셉시스글로벌을 출범시켰고, 아셉시스글로벌은 2015년 7월 삼양패키징에 합병됐다.
이 대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국내 패키징 시장에서 삼양패키징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패키징 전문기업으로 나가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