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저러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심화한 위기에 장난감 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 완구업체 해즈브로가 ‘바비’ 인형 제조사로 알려진 마텔에 인수를 제안하며 난관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즈브로가 장난감 업계 라이벌인 마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장난감 소매업체 토이저러스가 파산하면서 판매 대부분을 토이저러스에 의존해오던 장난감 업계는 곤경에 빠졌다. 앞서 토이저러스는 온라인 유통 강자 아마존의 부상과 재정 악화로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에 위기감이 커지면서 해즈브로가 마텔과‘적과의 동침’을 불사한 극복 방안을 찾아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인 아이들이 장난감을 찾지 않으면서 마텔을 비롯한 장난감 업계의 위기는 시작됐다. 마텔의 시가총액은 약 50억 달러(약 5조5980억 원)로 올해 50% 가까이 떨어졌다. 아마존의 우세로 어려움을 겪는데다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PC 및 기타 스마트 기기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토이저러스 파산은 위기를 더욱 키웠다. 마텔은 토이저러스 파산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달 말 발표한 3분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3% 감소했다. 마텔의 바비 브랜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6% 떨어졌다. 아메리칸걸은 30%, 핫휠이 4%, 피셔-프라이스가 15% 각각 줄었다. 3분기 순손실은 6억330만 달러에 달하면서 마텔은 적자 전환했다. 분기별 배당도 중단했다.
실적 부진 탓에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마텔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추었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S&P는 마텔의 내년 전망에 대해 “앞으로 몇 년 동안 사업 리스크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위기에도 해즈브로는 마텔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해즈브로는 지난해 디즈니와 마텔 사이의 오랜 파트너십을 무너뜨리고 디즈니 공주 인형을 만들고 있다. 해즈브로는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와 ‘안나’를 포함한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 인형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덕분에 올해 주가는 18% 상승했다. 해즈브로의 시가총액은 마텔의 두 배인 약 110억 달러이다.
그러나 해즈브로의 앞날도 밝지는 않다. 해즈브로는 4분기 예상 매출을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발표했다. 이 때문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주가는 8.6% 폭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위기에 빠진 장난감 업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해즈브로가 마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NYT는 거래와 관련된 관계자들이 마텔은 최근의 재정적 압박에도 가치 있는 장난감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하스브로가 이에 관심을 갖고 있다 말했다고 전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WSJ의 보도로 인수 관련 사실이 알려진 후 두 기업의 주가는 상승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