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펀드 수익률 손실에다 급팽창에 따른 휴유증도 뒤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회사 주력펀드수익률 악화 등 돌발악재로 행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인사이트 펀드'는 모집 석달만에 1조원이 넘는 돈을 날리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주요 투자처였던 홍콩 H시장의 시장급락이 직격탄이 됐다.
미래에셋은 중국, 홍콩의 부동산까지 투자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과열됐던 중국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자 부동산 펀드를 통해 위험 분산을 꾀하자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운용사 최초로 미국과 일본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급진적인 성장에는 부작용도 따르는 법. 이른 바 미래에셋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이회사가 떠안게 될 상대적인 부담감이 더욱 커질 것이란 업계의 우려또한 심화되고 있다.
◆ 국내 최대 주식형 펀드 수익률 -22.38%
지난해 10월 31일 출시 이후 '인사이트 펀드'는 단 10일만에 4조원이라는 돈을 끌어모으며 '삼성그룹적립식주식 1'호를 가볍게 제쳐 국내 주식형 펀드 1위가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시장의 관심사는 인사이트 펀드가 8조원이 넘는 베어링자산운용의 아시아 최대 펀드인 차이나펀드를 언제 제치느냐의 여부였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인사이트 펀드가 환매수수료가 높아 3개월까지 이익금 70%, 6개월까지 30%를 부과하고 있어 단기간에 환매하기도 어렵다는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었다. 또한 널뛰기 조정장세 속에서 인사이트 펀드에 쏟아 부은 '묻지마 투자', '몰빵 투자' 등 투자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감이 될 것이란 예측도 있어왔다.
운용 3개월을 넘어선 현재 인사이트 펀드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설정액 4조 7000억 원에 순자산총액은 3조 6000억으로 1조1000억원이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은 -22.38%다.
원인은 처음부터 지적받아온 중국에 대한 집중투자 때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이트펀드의 국가별 투자비중은 중국과 홍콩이 40%로 쏠림현상이 여전하다.
미래에셋측은 홍콩 H지수가 지난해 10월 30일의 고점에 비해 40% 가까이 하락해 이같은 손실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서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개월 만에 운용수수료로 150억 원을 넘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 펀드는 판매 수수료까지 합하면 총 수수료는 1년에 최고 3.49%로 펀드 가운데서도 비싼 수수료가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 해외 부동산에 뻗친 손
미래에셋그룹은 중국, 홍콩 부동산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베트남 시장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부동산 운용은 펀드를 조성해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이에 대한 일정의 투자 수익을 되돌려주는 형식을 통해서다. 미래에셋은 현재 중국과 베트남 등지의 10여개 부동산에 투자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미래에셋은 계열회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리얼티 펀드 1호를 통해 지난해 10월 홍콩 폭를람의 아파트 단지인 레지던스 벨-에어 한개 동을 부동산 개발회사인 PCPD로부터 18억6000만 홍콩달러(약 2200억원)에 사들였다.
시가보다 약 15%저렴하게 이 아파트 단지를 사들인 미래에셋은 단기적으로 임대를 통해 투자금을 환수할 계획이다. 매월 임대료 수입은 500만~600만 홍콩달러(약 5억9125만~7억950만원)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2006년 7월 상하이 푸둥지구에 있는 지상 33층의 허성 국제빌딩 23억4000만 홍콩달러(약 2869억원)를 들여 사들여 미래에셋타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 푸시 인민광장 인근 상업용 빌딩도 1300억원을 들여 샀다.
앞으로도 미래에셋은 운용 가능한 미화 20억달러(1조8000억원)의 자금 중 절반을 홍콩과 중국의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관련업계는 중국증시가 조정에 들어간 현재 위험분산 차원에서 회사측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만회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비롯된 포석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 쏠림현상에는 부작용도 있어
증권가 일각에선 기존 상품운용의 우수성 등으로 미래에셋의 독주 현상은 심화되고 있으나 투자자들이 그 이면에는상품운용상의 에러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특정 벤처 펀드의 수익률을 조작한 것을 적발해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징계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00년초 설정된 벤처펀드인 나라앤컴퍼니가 2003년 부도를 냈음에도 편법 지원을 통해 손실을 보전해 줘 2005년까지 이 벤처 펀드의 5년간 누적 수익률을 37%를 상회하게 했다는 것이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으로부터 미래에셋생명은 5억6000만원에 달하는 휴면보험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에도 시달린 바 있다.
최근 미래에셋 고위인사는 한 공식석상에서 "중국 보험은 71%의 시장을 2개의 보험사가 점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산업은 도토리 키재기로 가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현재의 미래에셋 쏠림현상은 우려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유례없는 증시 호황으로 인해 집중 조명을 받은 미래에셋이 현재와 같은 조정장세에서 어떠한 전략을 구사하고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