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신산업 육성의 핵심에는 디자인이 있다. 최근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등의 효과와 필요성이 입증되면서 디자인의 가치와 활용범위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디자인에서 나오고, 그 경쟁력의 핵심에는 디자인 전문기업의 역할과 능력이 자리한다.
그러나 국가 디자인 경쟁력의 중심에 있는 디자인 기업의 진흥에 대한 전략적 정책 변화는 찾아볼 수 없다. 오늘날 국내 디자인 산업계는 인력 공급 과잉에 따른 심각한 구조적 불균형과 경기 침체로 일거리가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국내 디자인 기업의 열악한 수익 구조와 업무 환경은 우수한 디자인 기업과 관련 인력의 이탈을 초래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디자인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디자인 산업 생태계가 마비되는 등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심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디자인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 또한 우수한 품질로 세계적인 유행을 선도할 수준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 규모의 디자인 기업과 관련 종사자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 산업의 중심은 디자인 전문 기업과 디자인 전문 인력인 디자이너다. 하지만 정부는 디자인을 기업의 제품 경쟁력의 수단으로 인식할 뿐 하나의 독립된 산업 영역으로 보고 있지 않다. 디자인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에서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수단으로만 디자인을 인식할 뿐 디자인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정책은 미미한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 계획에서도 디자인 전문 기업의 산업적 특수성을 고려한 디자인 산업 육성 정책은 예산조차 반영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디자인 경쟁력의 뿌리가 되는 디자인 전문 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하여 중소벤처기업부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중소벤처기업부에 디자인 기업과 관련한 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을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는 디자인 경쟁력이 살아날 수 없다. 디자인 기업이 디자인의 주체가 돼야 실질적인 디자인 품질 향상의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디자인 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전담 부서가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 디자인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및 예산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장 선도적 전략을 구사하려면 중소기업과 새롭게 형성되는 벤처기업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이를 견인하는 디자인 기업을 육성해 국가적 차원의 디자인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따라서 중소기업벤처부의 전략적 정책에 디자인 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 및 예산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디자인 기업들과의 직접적 소통을 통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 국내 디자인 산업 발전이 곧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장 빠르고 현명한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 디자인 산업의 주체는 디자인 전문 기업이다. 한국디자인기업협회는 이러한 산업디자인 정책에 전략적 접근이 가능한 단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