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 카페24가 코스닥시장 상장심사의 문턱을 넘었다. 카페24의 상장은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말 도입한 ‘테슬라요건’의 첫 사례가 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1일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테슬라 1호 기업인 카페24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카페24는 이달 중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내년 2월경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전망이다.
카페24 코스닥시장 상장은 거래소가 모험자본 활성화의 일환으로 이른바 ‘테슬라요건’을 도입한 지 약 1년 만에 첫 적용 사례가 된다. 테슬라요건이란 적자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상장을 허용하는 일종의 특례 상장 규정으로 올해부터 시행됐다. 일반 상장과 달리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 후 3개월간 공모주를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관사에 되팔 수 있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하는 조항이 마련되어 있다.
카페24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에게 쇼핑몰 운영에 관련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사로 글로벌 역직구(해외직판) 시장 성장과 함께 규모가 커졌다. 매출액은 2015년 829억 원, 2016년 1015억 원 등으로 성장했지만 사업 확장에 따른 투자비용 등으로 20~25억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상반기까지 554억 원의 매출액과 2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연간 실적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 카페24의 자기자본 84억 원, 자산총계 425억 원 규모다. 최대주주는 이 회사의 이사인 우창균 씨(12.1%) 외 11인이 3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카페24는 상장 후 약 400억 원 내외의 공모자금을 결제•물류 등 시너지 사업 투자, 신규사업 진출과 솔루션 고도화 등 연구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카페24 상장은 거래소와 업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올해 테슬라요건이 시행된 이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적자기업은 카페24 한 곳뿐이었는데, 이 때문에 새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공모청약을 거치며 카페24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면 보여준 제도를 도입한 거래소 입장에서도 다소 부담을 덜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