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 이야기] 인버스 펀드·공매도·풋옵션…하락장도 투자처 있다

입력 2017-12-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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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인버스 상품 장기투자는 신중해야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주식시장은 주가가 올라야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처참한 하락장에도 웃는 사람이 있다. 이는 주식상품 중에는 주가가 떨어질 때 오히려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해 놓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예를 몇 가지 들어보자.

우선, 인버스(inverse) 상품이 있다. 이는 가격이나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투자상품이다. 대표적인 인버스펀드는 주식 관련 장내외 파생상품 투자 및 증권 차입 매도 등을 통해 기초지수(KOSPI200지수)의 일일 변동률을 마이너스(-), 즉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ETF(Exchange-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를 말한다. 예를 들어 KOSPI200지수가 1% 상승할 경우 인버스 ETF는 마이너스 1% 수익률, 반대로 KOSPI200지수가 1% 하락 시 인버스 ETF는 플러스 1%의 수익률을 목표로 운영된다.

인버스 상품은 하락장 투자는 물론이고 가격 급변에 따른 주력 투자상품의 손실을 만회하는 헤징(hedging) 목적으로도 유용하다. 다만, 인버스 상품 투자는 시장가격 전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라 장기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

다음으로 공매도(short stock selling, 空賣渡)가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없는 걸 판다’라는 뜻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약세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종목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이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 주문을 냈을 경우, A종목의 주가가 현재 2만 원이라면 일단 2만 원에 매도한다. 3일 후 결제일 주가가 1만6000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1만6000원에 주식을 사서 결제해 주고 주당 4000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예상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많은 시세차익을 낼 수 있지만,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면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또 주식을 확보하지 못해 결제일에 주식을 입고하지 못하면 결제 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공매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공매도 옹호론자들은 공매도가 주가에 거품이 끼는 것을 막고 시장 정보가 주가에 바로 반영되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공매도가 있다고 무조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공매도를 허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공매도는 투기적 성격 때문에 시세조정과 주가교란, 채무 불이행을 유발할 수 있어 주가가 폭락할 때마다 논란이 돼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졌을 때 공매도를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여러 나라가 공매도를 규제하고 나섰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이후 점차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2009년 6월부터는 금융주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공매도를 다시 허용하고 있다.

이외에 풋옵션(put option) 제도가 있다. 이는 콜옵션(Call option)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시장 가격에 관계없이 특정상품을 특정시점에 특정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풋옵션 매수자는 만기일에 기본자산의 시장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낮으면 권리를 행사하고 차액만큼의 이득을 얻게 된다. 이는 시장가격보다 높은 행사가격에 기본자산을 파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만기일에 시장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높을 경우, 풋옵션 매수자는 직접 시장가격으로 기본자산을 파는 것이 더 유리하므로 옵션 행사를 포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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