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9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CES 2018’를 앞두고 각 사의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18’ 행사에서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146형 모듈러 TV ‘더 월’을 공개했다. 해당 TV는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TV로 모듈러 구조로 설계돼 크기·해상도·형태에 제약이 없는 신개념 스크린이다.
이날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올해안에 상용화 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TV로 QLED와 마이크로 LED 투트랙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8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 LED는 LG디스플레이도 개발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과 생산수율로 상용화 기간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로 LED는 LCD가 못하는 아주 큰 사이즈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다”며 “지금 한 두개 정도는 내놓을 수 있겠지만 가격 경쟁력과 생산수율이 아직 상용화 되긴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도 “2500만개 LED를 박아야 하는데 1원이라고 쳐도 2500만 원이고 회로 가격, 기판 가격 등을 더하면 그냥 TV를 사려는 분들은 가격을 상상 못할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의 지적에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사장은 “생각보다 더 빨리 올해 안에 양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생산 수율과 가격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과 LED 기술 모든 부분이 들어가서 양산 가능한 수준이며 가격도 한 웨이퍼 안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하면 생산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면 가격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장 사장은 마이크로 LED가 대형 사이즈 양산에 장점이 있다는 LG디스플레이의 의견에 반박하며 “마이크로 LED는 작게 만드는 기술이 어려운 기술”이라며 “소비자 가전에 들어가려면 더 작아져야 하기 때문에 작게 만드는 것도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를 최초로 선보였다면, LG디스플레이는 65인치 UHD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최초 공개했다. 이 제품은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다 폈을 경우 16대9 화면비의 65인치 TV가 된다. 1단계로 감으면 영화 감상에 최적인 21:9 화면 비가 되며, 여기서 한번 더 감으면 사진이나 시간, 날짜표기 등 생활 속 다양한 정보를 띄울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한다.
롤러블 디스플레이에 대해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은 “2년 전 DMC 연구소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시연까지 했었다”며 “그러나 TV 사용 측면에서 집안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것보다 새로운 부분을 찾는 게 낫겠다 싶어서 개발만 하고 출시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