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반도체價 하락 등 악재에도 전문가 “강한 펀더멘털… 다시 오를 것”
삼성전자의 주가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시장의 눈높이(컨센서스) 미달’과 ‘원화 강세’, ‘반도체 가격 하락’이라는 세 가지 고민에 둘러싸인 탓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강한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주가 300만 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10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만8000원(-3.10%) 하락한 24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또다시 3%대 약세다. 주가는 지난해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287만6000원(11월 2일)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강 곡선을 그리며 250만 원대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코스피시장 전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15조2585억 원으로, 코스피시장 전체(1624조577억 원)에서 18.9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18%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 5일(18.98%) 이후 약 1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지난해 3분기 한때 22%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매출액 66조 원, 영업이익 15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8%, 63.8% 늘었다. 그러나 시장 컨센서스(15조8675억 원)보다는 5%가량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파죽지세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감돌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냉각된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 또한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원화 강세는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000억 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반도체 슈퍼 호황’이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최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생산 능력을 늘리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에 공급 초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는 올해, D램은 내년부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시장조사기관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300만 원 돌파를 낙관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우려는 시기상조고, 현 주가는 아직 기업가치 대비 싸다는 게 이유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실적과 낸드 약세 움직임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D램 가격이 상승이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는 최소한 직전 분기를 넘는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조6450억 원, 연간 영업이익은 66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빡빡한 메모리 수급과 하반기 애플의 플렉서블 OLED 독과점 공급구조로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사 평균보다 높은 평가가치 매력도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