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소재 온라인 금 거래소 불리온볼트, 비트코인 요동칠 때마다 거래량 74kg 이상으로 급증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글로벌 개인투자자들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이면서 이런 변동성에 질린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금(金)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세계 양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지난달 비트코인 선물을 출범했지만 여전히 많은 개인 투자자는 현물 매수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옵션이나 선물 등 가격 하락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시장 접근이 제한돼 있다. 이에 요동치는 가격을 참다 못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일시적으로 9400달러 선까지 추락해 1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하락에 특히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 등이 증거금을 바탕으로 실제 본인이 넣은 자금보다 더 큰 금액에 거래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허용하고 있는데 그만큼 가격이 하락하면 증거금이 부족해 손실을 각오하고 팔아야 하는 ‘로스컷’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 개인투자자들이 대량으로 구입한 이른바 알트코인도 최근 부진해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익을 얻는 상황이 끝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개인투자자가 비트코인에서 손을 떼고 금에 다시 투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런던 소재 온라인 금 거래소 불리온볼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을 때 우리 플랫폼의 금 거래량이 하루 74kg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애드리언 애쉬 불리온볼트 리서치 책임자는 “거래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억5200만 엔(약 34억 원)에 이른다”며 “이는 30일 평균보다 배 이상 뛴 것”이라고 말했다.
불리온볼트는 “특히 유럽의 가상화폐 대국인 독일을 필두로 100만 유로 단위의 금 매입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비트코인으로 빠져나가 자금이 다시 금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리온볼트가 구글 검색을 지수화한 조사에 따르면 비트코인 구매지수는 지난달 초 100으로 정점을 찍고 나서 지난 주말에 30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여전히 20 안팎 수준인 금이나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은 구매지수보다는 높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상화폐 전문 컨설팅 업체 알트디자인의 흐지노세 슈헤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문 트레이더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승산이 희박해지고 있다”며 “가상화폐 급락의 주요 요인인 규제 강화 움직임도 프로가 아마추어들을 탈락시키기 위한 허울 좋은 구실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