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세탁기·건조기 가격 대략 50달러 오를 것”…미국 소비자만 피해 보게 돼
WSJ가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토머스 윤 LG전자 미주법인 지역가전사업 부문 대표는 “무역 여건(세이프가드)에 우리는 가격 책정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곧 별도의 통지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인상 시기와 그 폭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LG가 일부 세탁기와 건조기 모델에 대해 가격을 대략적으로 50달러(약 5만3250원) 인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보다 더 큰 인상폭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IHS마르키트의 디네시 키타니 가전 담당 애널리스트는 “세탁기와 건조기는 일반적으로 같이 팔리고 있어 두 기기 가격이 인상될 것임은 분명하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15~20% 오르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며 “금액상으로는 세탁기 가격이 지금보다 70~100달러 더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세이프가드 발동 첫해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 대 이하 물량은 20%, 초과물량은 5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LG전자 대변인은 윤 대표가 메모를 보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인상폭과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의 조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권고한 벌금보다 더 혹독한 것이어서 우리는 일부 조정을 하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리서치 업체 스티븐슨컴퍼니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18%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세이프가드가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이프가드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현지업체 월풀이 세탁기 가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경쟁 격화에 자제했던 인상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