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리고 거짓으로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넥센의 구단주 이장석(52)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및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대표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궁종환(49) 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대표 등이 투자 계약을 할 때 회사 주식을 양도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미필적으로 계약해 투자금을 받아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또한 “회사 자금을 반출하는 회계 과정상 액수나 경위가 합리적이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회사 자금을 반출한 것이 스폰서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반출한 회삿돈의 용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고 이를 적법하게 사용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회사 정관을 어기고 인센티브를 받아낸 혐의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지급 결정이 이사회 주총 결의를 거치지 않았고 액수 산정도 자의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관 절차 없이 임의로 소비한 후 회계 처리를 했다”며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이 대표가 피해 복구를 위해 자금을 공탁하고 임대료를 반환해 회사에 갚으려 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 등은 서울 히어로즈 지분을 넘겨주는 거짓 조건으로 재미교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에게 수십억 원을 투자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2008년 프로야구단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할 당시 자금난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가입금 120억 원을 내지 못하게 되자 홍 회장에게 투자를 제안했다. 홍 회장은 이 대표와 두 차례 투자 계약을 맺고 서울 히어로즈 지분 40%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총 20억 원을 지원했다.
이 대표는 2010년 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회사 장부를 조작해 20억810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2015년 12월 유치한 광고 인센티브를 회사 정관을 어기고 받아내 회사에 17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