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조선사, 업황 악화와 대형사 수주 감소로 줄도산 위기
정부의 중소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RG)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소형조선사 대상 은행권의 RG 발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조선사 대상 RG 발급금액 6조1400억 원 중 소형조선사 대상 발급금액은 0.4%(272억 원)에 그쳤다.
RG란 조선업체가 선박 수주할 때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으려면 은행, 보험회사 등 금융회사가 조선업체 파산 시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 필요한데 이 보증서를 의미한다.
지난해 17개 국책ㆍ시중은행이 조선사를 대상으로 신규 발급한 RG는 217건(6조1381억 원)으로 2016년 대비 110.7% 증가했다.
조선업 시장이 2016년에 바닥을 친 뒤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80% 급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RG 발급도 증가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삼성ㆍ현대중공 등 빅3 조선사에 전체 발급금액의 83.4%인 5조1162억원(148건), STXㆍ성동ㆍSPPㆍ대선ㆍ대한조선, 한진중공업 등 6개 중견 조선사에는 16.2%인 9947억 원(56건)이 발급됐다.
지난해 대형ㆍ중견 조선사 대상 은행의 RG 발급금액이 2016년 대비 각각 81.3%, 79.2% 급증한 반면, 소형 조선사는 2016년 823억 원에서 지난해 272억 원으로 67.0% 급감했다.
가뜩이나 업황 악화와 대형사 수주감소로 줄도산 위기에 빠진 소형 조선사에 은행들이 RG 발급을 여전히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8월 중소조선사 대상 RG에 4년간 1000억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하는 '중소조선사 대상 RG발급 원활화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유섭 의원은 "소형 조선사는 정부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하반기 RG 발급금액이 상반기에 비해 오히려 63.3%나 급감해 정부대책이 무용지물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중소조선사 대책에 손을 놓은 것 아니냐"며 "중소 조선사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