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21일 폴란드와 7, 8위 순위 결정전을 치르는 가운데 한국과 폴란드 두 국가의 '기막힌 인연'이 구설에 올랐다. 한국과 폴란드의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나란히 '팀워크 불협화음 논란'이라는 공통 이력을 갖고 있다.
한국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이날 오후 8시 50분 강원 강릉시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폴란드와의 7, 8위 순위결정전을 치른다.
한국과 폴란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팀워크 불협화음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으로 구성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준준결승전을 펼쳤다. 하지만 대표팀은 화합된 모습이 아닌 '개인전'을 방불케하는 모양새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선두 김보름과 두 번째 주자 박지우는 노선영을 홀로 뒤에 두고 막판 스퍼트를 내 동떨어진 채 질주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에 김보름과 박지우는 2분59초대에 피니시라인을 밟았으나 노선영은 3분03초76에 결승선에 도달했다. 경기를 마친 후 모든 책임을 노선영에게 전가하는 듯한 뉘앙스의 김보름과 박지우 인터뷰 내용 및 태도는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올림픽 개막에 앞서 노선영은 "한체대 출신 김보름이 별도 훈련을 진행해 한 번도 팀추월 경기 연습을 맞춰본 적이 없다"는 인터뷰도 재조명됐다.
여론이 악화되자 대한빙상경기연맹 주도로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이 뒤처질 줄 알았지만 더 좋은 기록과 4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본인이 마지막 바퀴에서 후미 주자로 나서겠다고 제안했다"며 "경기 결과는 전략 실패"라고 해명했다. 김보름 역시 "선두 주자로서 노선영을 챙기지 못한 제 잘못이며 억울한 건 없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에 후미주자로 뛰겠다고 직접 말한 적 없다"고 백철기 감독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면서 팀 내 불협화음 논란과 '노선영 왕따설'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의 반박에 "(노)선영이가 맨 뒤로 빠지겠다고 한 것을 나만 들은 게 아니다"라며 "기자회견까지 열어 거짓말을 할 수 있겟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여자 팀추월 대표팀과 맞붙는 폴란드 역시 '왕따설', 폭로전, 불협화음 논란 등을 일으켜 세간의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폴란드 대표팀(카타지나 바흐레다추루시, 루이자 즈워트코프스카, 나탈리아 체르본카)은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04초80으로 8개팀 중 꼴찌를 기록했다.
폴란드 팀도 체르본카와 즈워트코프스카가 먼저 결승선을 밟았고 맏언니 바흐레다추루시는 격차가 벌어진 상태로 홀로 들어왔다. 이후 폴란드 선수들은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제기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폴란드 언론들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 낸 자국 대표팀이 불화로 이 같은 사태를 빚은 것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 직후 체르본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앞에 놓인 물건을 닥치는 대로 바로 찼고 "나와 즈워트코프스카는 경기 준비가 돼 있었지만 가장 나이 많은 선수(바흐레다추루시)는 그렇지 못했다. 우리가 어떻게 한 팀이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바흐레다추루시는 "순서를 바꾸며 발을 헛디뎠다"며 미안해하면서도 "소치 때는 한 코치 밑에서 훈련했는데 체르본카가 팀을 이탈해 개인 코치와 훈련해 함께 연습하지 못 했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어느 팀이 더 X판인지 가려질 듯", "도긴개긴", "3:3 팀추월이 아니라 6명이서 개인전 하는 거 아니냐", "도토리 키 잰다", "누굴 응원해야 할지", "한국은 그나마 안 싸워서 다행인 건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황당해했다.
한편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20분 뉴질랜드와 4강전을 치르며 결승 진출 시 오후 10시 17분 네덜란드-노르웨이 승자와 금메달을 두고 겨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