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식, 이윤택 내부 고발자에서 폭언·폭행 가해자로… "원선혜에 XX년 폭언은 사실, 미안하다"

(출처=오동식 페이스북)

연출가 겸 배우이자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겸임교수인 오동식 씨가 원선혜 조연출에 사과했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예술감독 밑에서 활동한 오동식 씨는 '이윤택 성추행 사건'의 내부 고발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21일 이윤택 연출가의 사과 기자회견 리허설과, 이윤택의 성폭행 사실 시인 등을 밝혔다.

그러나 이내 원선혜 조연출을 비롯한 연극계 후배들이 오동식 씨의 폭언과 폭행에 대해 폭로하고 나선 것. 이에 오동식 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방조자이고 가해자이고 공모자"라며 "원선혜 씨 사건은 사실이다.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오동식 씨는 사과문에서 "연희단거리패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 알지 못했지만 제가 알고 있던 사실들에 대해 은폐하고 방관했다. 어떤 말로도 설명이 되질 않지만 드러내기 두려웠다. 더 이상 죄책감과 무력감에 견딜 수 없어 말한 거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선혜 씨의 폭로도 인정했다. 오동식 씨는 "원선혜 씨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자원봉사자로 만났다. 그 후 연희단거리패 기획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원선혜 씨에게 급여도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선혜 씨는 고맙게도 정말 열심히 자기 시간을 버려가며 기획작업을 도와줬다. 제가 국립극단 연출을 맡게 되면서 연출을 계획하고 있는 원선혜에게 국립작업의 기회를 주고자 한 선의였다"며 원선혜와의 작업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오동식은 "그러나 공연 진행상 원선혜의 작업에 익숙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폭언과 폭행을 보인 것은 제 잘못이다. 당시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프로덕션에 있는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한자리에서 공개사과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해 공개사과를 통해서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서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또 오동식 씨는 자신이 겸임교수로 있는 청주대학교의 한 졸업생의 폭로도 인정하며 사과했다. 오동식은 "4학년 졸업공연 후 회식자리에서 재학생이 아닌 이미 졸업한 제 수업을 들었던 제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술을 많이 먹은 상태였지만 의식이 없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을 사용한 건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사건에 대해, 원선혜 씨와 청주대 제자에게 사과드린다. 미안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원선혜 씨는 페이스북에 "지난해 작품을 준비하던 중 프로젝터에 문제가 생겼는데, 오동식이 'XX년'이라는 욕설을 되풀이하는가 하면 주먹으로 명치를 밀치며 몰아세웠다"며 연극계 만연한 폭력 사태를 털어놨다. 한 청주대 졸업생 역시 오동식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폭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