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쿼츠에 따르면 2017년 캐나다에서 숙련노동자 비자를 받은 사람은 17만2500명으로 2016년 16만600명에서 크게 늘었다. 숙련노동자 비자는 인도 출신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비자이다. 지난해 미국 대학에 입학한 인도 유학생 수는 감소했다.
미국이 전문직 종사자에게 주는 H1-B 비자 발급요건을 강화한 탓이다. 지난해 3월 미 행정부는 추가 신청비용을 내면 15일 안에 비자 발급 절차를 마치는 ‘프리미엄 프로세스’ 처리를 일시 중단했다. 이후 비자 발급 자격을 강화했다. 신청자의 고용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며 비자 보장 기간이 단축되고 갱신 조항이 강화됐다. 미국인의 고용을 늘리겠다며 이민의 문을 닫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은 미국에서 일하는 인도인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반면 캐나다는 이민의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IT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해 비자 신청 절차를 2주 만에 신속히 처리하는 ‘글로벌 스킬 전략’ 정책을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엔지니어링, 의료 및 기타 학업 분야의 고숙련 인재는 ‘익스프레스 엔트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일자리를 확보하기 전이라 하더라도 6개월 이내에 캐나다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익스프레스 엔트리는 교육수준과 직장 경험, 영어나 불어 구사 능력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H1-B 비자를 받은 전문직 종사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리처드 버크 엔보이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적으로 H1-B 비자 보유자가 영주권을 얻는 것은 ‘게임 오버’라 생각한다”면서 “미국 영주권을 얻기까지는 2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IT업계에서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론토는 아마존와 우버 등 실리콘밸리 최고 기업을 끌어모았다. 인도 출신 IT 인재를 확보하면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가상화폐 등 신분야 스타트업의 발전과 고용이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버크 CEO는 “캐나다는 제조나 금융에 비해 입지가 중요하지 않은 IT기업들 사이에서 유리한 목적지로 각광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원들은 이 나라가 세계 숙련 노동자들에게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한 가지 단점은 임금이 미국보다 낮다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IT전문가는 연간 13만4000달러(약 1억4300만 원)를 벌어들이는데 비해 토론토에서는 7만4000달러로 훨씬 적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정성과 마음의 평화를 희생하는 게 더 어렵다고 평가한다. 캐나다의 저렴한 생활비와 무상 의료 혜택도 인도 IT 인재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푸르비 초사니 이민 법무법인 로퀘스트 매니징 파트너는 “캐나다의 유연한 이민 정책과 문화적 다양성, 민주적 가치, 직업 기회 등은 수천 명의 인도인이 영주권 비자를 신청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