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지수가 출범 한 달을 맞은 가운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코스닥 육성 정책 등에 힘입어 KRX300지수 펀드가 올해 대세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거래소가 KRX300지수를 발표한 지 3일 만인 지난달 8일 KRX300지수 추종 인덱스펀드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뒤이어 같은 달 19일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 KRX300 인덱스 펀드를 내놨고 미래에셋자산운용(21일), 삼성자산운용(21일), DB자산운용(22일), DGB자산운용(26일) 등이 차례로 KRX300 인덱스펀드 출시를 알렸다. 지수 출시 3주 사이에 관련 펀드가 7개가 된 셈이다. 선점 효과를 노린 운용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시장도 빠르게 형성된 것이다.
KRX300지수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하에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주들을 묶어 내놓은 지수다. 코스피 237종목, 코스닥 68종목으로 구성됐다. 업종별로는 자유소비재(57개), 산업재(47개), 정보기술·통신서비스(44개), 헬스케어(42개) 산업군 순으로 구성 종목이 많이 편입됐다. 원래는 300종목을 편입하려 했으나 지수에 담긴 종목 중 5개 종목이 분할 재상장함에 따라 5종목이 추가됐다.
업계의 발 빠른 움직임과 달리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 여파에 KRX300지수는 물론 국내 증시 전체가 맥을 못 추면서 KRX300 인덱스펀드로 유입되는 자금 속도 역시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RX300지수는 거래 첫날인 지난달 5일부터 28일까지 2.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역시 3.40% 밀려났다. 지난달 말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출렁인 여파였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KRX3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7개의 설정액은 총 339억 원 정도다. 최근 일주일간 이들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총 64억 원에 그친다. 7개 중 3개 펀드는 아직 설정액 규모가 10억 원에 못 미친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시장 지수 하락에 KRX300지수도 부진한 출발을 보였으나, 대표지수로서 성장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스닥 기업이 8곳에 불과했던 KRX100지수에 비해 68곳으로 코스닥 비중이 20%가 넘어 새로운 지수로서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박문기 신한BNPP운용 퀀트운용팀장은 “KRX300지수는 코스피, 코스닥 두 시장의 종합 흐름을 반영하는 통합지수인 데다 기관투자가의 벤치마크 채택과 투자 기대감으로 기존 지수 대비 상품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특히 코스피 중소형주 비중이 높고 코스닥 우량주가 상당수 포함돼 올해 시장 흐름에도 적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달 말 KRX3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일괄 상장도 예정돼 있어 이달 KRX300지수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TF에 이어 KRX300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과 인버스 ETF 등 관련 상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KRX300 ETF 상장심사를 청구한 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총 6곳이다. 거래소는 KRX300 ETF와 함께 선물도 함께 상장할 예정이다. 거래소 ETF팀 관계자는 “26일께 KRX300 ETF 선물을 상장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구체적 일정은 나와 있지 않지만 준비된 운용사 순으로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도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RX300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유망주가 담겨 있어 코스닥시장에만 투자하기엔 부담을 느꼈던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라면서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과 관련 상품이 더 생기면 KRX300지수 시장이 더 커지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어나는 등 선순환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