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공동 사용이 개막식 4시간 전에야 결정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는 자리에서 “개막식 협상 과정에 대해 작은 비밀 한 가지 말씀해도 되겠습니까”라며 밝힌 얘기다.
이어 "개회식 당일 오후 5시가 돼서야 이희범 조직위원장에게 남북 공동입장과 한반도기를 공동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며 “개막식에서 기쁨보다 안보감의 감정을 더 많이 느꼈다”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은 "IOC는 작년 하반기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로 고조된 상황에서도 북한의 참가와 관련한 협의해 왔다"며 "누구도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았고,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올해 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북한이 참가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며 "이런 기회를 문 대통령이 잘 잡아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개최했고, IOC 또한 이런 기회를 잘 잡았다"고 평가했다.
바흐 위원장은 "그러나 우리는 스포츠만으로는 평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스포츠 분야의 대화를 정치적인 분야의 대화로 잘 발전시켰고 그 기회를 잘 잡았다"며 "올림픽을 통해 만들어진 모멘텀을 잘 활용해 정치적인 대화를 개시했고,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의미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가 당초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많은 지평을 열었다"며 "문 대통령께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흔들림 없는 공약을 지켜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과 북의 문체부 장관과 올림픽위원회를 스위스 로잔으로 초청해 협의하고 의장 성명에 서명하도록 했다"며 "이 성명이 반영돼 남북 공동입장이 가능했고,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구성과 한반도기 사용이 가능했으며, 이후 여러 남북 대화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IOC는 현재 진행되는 대화가 한반도에서 평화로운 미래로 이어지기를 열렬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