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실장, 美 철강관세 “예외 인정해 달라” 요청해 긍정적 답변 받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 실장과 서훈 원장이 20여 명의 미국 각료들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도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빨리 만나자는 전갈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는 원래 하루 뒤인 금요일(현지시간)에 만나기로 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에 만날 것을 요청해와 한 시간으로 예정됐던 각료 만남이 15분 줄게 됐다”며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은 오후 4시 15분(현지시간)부터 5시까지 45분간 진행했다”고 얘기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여기까지 오게 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이 됐다”며 “우리나라 국가 조찬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목사 및 신도. 국회의원 등 5000명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말을 했다”고 전달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이 저를 보낸 것은 지금까지 상황을 보고 드리고 한미 간 완벽공조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도 전달하면서 “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하게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물론 과거 실수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김 위원장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북미 정상회담을 제의 뜻을 밝혔다.
특히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서 얘기 나누면 큰 성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김 위원장이 말했다”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수긍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좋다, 만나겠다”고 수락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 뒤 접견 미국 측 배석자들에게 “거봐라. (북한과) 대화하는 게 잘하는 거다”고 둘러보며 이야기했다고 한다.
특히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 관련과 조금은 동떨어진 철강관세 문제를 얘기했다. 정 실장은 매티스 국방부 장관에게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수입 철강재에 대한 25% 관세 부과안에 대해 우리나라를 예외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매티스 장관에게 “오늘 상황을 봐라. 한미 동맹이 얼마나 중요하냐. 철통같은 한미 동맹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이 매티스 장관에게 철강관세를 얘기한 것은 무역확장법 232조 결정에 있어 국방부 장관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대변인의 말이다. 관세를 물리는 것이 미국 안보위해요소가 있기 때문에 국방부 장관의 의사가 중요하다. 정 실장은 맥매스터 보좌관에게도 철강관세 문제를 강조해 매티스 장관과 맥매스터 보좌관 둘 다 적극적으로 챙겨보겠다는 긍정적 답변을 이끌어냈다는 것이 김 대변인의 귀띔이다.
접견 후 2시간 동안 백악관 맥매스터 보좌관 방에서 미국 NSC 관계자랑 발표할 문안을 조율하고 합의했다. 그것을 마친 뒤에 관저에 있는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합의문 문안을 보고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한편 방미단은 내일 아침에 미국 관계자들과 조찬을 하면서 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