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지난해 배당액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영화 이후 첫 배당에서, 5대 과점주주 등 민간 주주들에게 순익을 환원해주자는 주주친화 정책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가 더 크게 작용해 배당성향이 줄어들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배당성향이 26.72%로, 4대 금융사(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배당성향은 거둬들인 순이익에서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순이익 1조5120억 원에서 배당금으로 4040억 원(26.72%)을 지출했다.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은 중간배당 100원을 포함, 총 600원이다. 우리은행이 중간배당을 한 건 2015년 이후 2년 만이다.
나머지 금융지주사들 배당성향은 우리은행보다 3~4%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KB금융지주 배당성향은 23.15%, 신한금융은 23.56%, 하나금융은 22.53%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들 4곳 금융사 가운데 우리은행만 전년 대비 배당성향이 올랐다는 점이다. 1년 새(16~17년) 우리은행은 배당성향이 5.36%포인트 증가했지만, KB금융은 0.08%포인트, 신한금융은 1.22%포인트, 하나금융은 1.37%포인트 배당성향이 감소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2016년도만 해도 이들 4곳 금융사 중 배당성향이 꼴찌였지만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2016년 배당성향은 우리은행이 21.36%로 가장 낮았고, 신한금융 24.78%, 하나금융은 23.9%, KB금융은 23.23% 순으로 높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큰 폭의 배당확대는 2016년 말 단행된 민영화와 관련돼 있다. 우리은행은 2016년 11월에 정부(예금보험공사) 보유한 지분(51.06%) 중 29.7%를 민간 과점주주에 팔아 부분 민영화를 이뤘다. 여전히 단일 지분으로는 예보가 최대주주라 완전 민영화는 아니지만, 5대 민간 과점주주(IMM PE,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 보유 지분 합이 정부 지분을 앞선다.
이에 민영화 이후 첫 배당이 이뤄진 지난해, 우리은행이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 배당규모는 사내 경영진과 5대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최대 주주인 예보 추천 비상임이사가 논의해서 결정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이익이 많이 났고 (민영화 이후)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높인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를 권고하긴 했지만 그 전엔 타행 대비 우리가 적게 줬기 때문에 보상차원에서 이번에 많이 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