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놓고 채권단과 노동조합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채권단은 해외매각 방침을 재확인하고, 노조 측은 해외매각 저지 투쟁을 벌이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14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 곡성, 평택공장 노조원들은 15일 오전 6시30분까지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은 광주와 곡성공장 각 1500여 명, 평택공장 3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 3일과 4일 2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지난 9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 측은 채권단의 해외 매각 철회와 4개월째 지급되지 않은 체불임금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해외매각 철회를 전제로 대화하자는 노조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채권단은 최근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중국업체 더블스타로 매각를 통한 경영정상화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더이상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를 유지할 대안이 없는 만큼 오는 30일까지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노사 자구안 합의와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동의를 마무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고 해외 매각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채권단의 입장을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금호타이어 문제와 관련해 해외매각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민주평화당이 개최한 ‘한국GM 군산공장 및 금호타이어 문제 대책 마련 간담회’에 참석해 “(금호타이어) 인수 기업이 있으면 국내 기업 매각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마땅한 다른 (국내)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자리 유지를 위한 차선책으로 현재 상황에서는 해외 매각이 불가피하지 않으냐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채권단과 정부, 노조의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노사가 오는 30일까지 자구안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할 경우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4년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광주, 곡성 등 국내 공장은 모두 청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해당 피해가 지역 협력업체 등에 전가된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 국내 임직원은 광주, 전남 곡성, 경기도 평택 등 국내 생산공장 3곳을 포함해 5040명(2017년 3분기말 기준)에 달한다. 190여개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금호타이어에 생계에 걸린 근로자가 1만3000여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