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르면 상반기 차세대 저장장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970 시리즈(EVO, PRO)를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지난 2016년 960 시리즈 후 2년 만의 후속 신제품이다. 이 회사는 올 1월 4 년만에 860 SSD 시리즈를 전 세계 50여 개국에 동시 론칭한 데 이어, 각각 2개의 소비자용 SSD 시리즈 최신 라인업을 올해 모두 구축하게 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특허청에 ‘V-NAND SSD 970 EVO’와 ‘V-NAND SSD 970 PRO’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오는 8월 미국에서 열리는 ‘플래시메모리 서밋 2018’에선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64단 V낸드플래시와 자체 개발 컨트롤러 등을 채택한 최고 사양 제품으로 파악된다. 특히 970 시리즈는 PCIe 인터페이스 기반 SSD 제품이다. SATA 기반의 860 시리즈보다 성능이 우수하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용 SSD뿐만 아니라 기업용 시장에서도 올해 최신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세계 최대 용량을 구현한 30TB(테라바이트) SSD를 출시했고, 1월 말엔 슈퍼컴퓨터용 저장장치 ‘800GB Z-SSD’ 내놨다.
삼성전자는 SSD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전 세계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0%로 1위다. 인텔(14%)과 WDC(13%)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그 뒤를 도시바(10%), 마이크론(6%), 화웨이(4%), SK하이닉스(4%) 등이 쫓고 있다. 인텔 등의 추격이 거세지만,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한발 앞선 기술력으로 초격차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SSD 시장에 공들이는 까닭은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이 활성화하기 위해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게 필요하다. SSD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IHS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SSD 시장은 연평균 13.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용 SSD와 기업 서버·스토리지용 SSD 시장, 차세대 슈퍼컴퓨터 용 SSD 등 모든 시장에서 확고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