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 미국 유학파로 영어에 능통한 금융전문가…저우샤오촨, 최장수 총재 기록 남기고 퇴임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이 부총재가 차기 인민은행 총재로 지명됐다고 전했다. 이 부총재는 영어에 능통하며 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15년 넘게 인민은행을 이끌며 최장수 기록을 남긴 저우샤오촨 현 총재는 은퇴한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이 부총재 지명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19일 임명안이 승인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차기 인민은행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시진핑의 경제 책사’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은 부총리로 승격될 예정이다. 류 주임은 인민은행과 기타 금융기관들을 관리·감독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 ‘넘버 2’로 몸담아 온 이 부총재의 지명으로 중국 금융정책은 연속성이 보장됐다는 평가다. 이 부총재는 지난 1년 동안 급격한 부채 증가를 막고 위험한 대출 관행을 억제했던 인민은행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 및 위험 관리를 우선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대’를 선포한 바 있다. 최근 중국 지도부는 은행감독관리위원회와 보험감독위원회를 통합한 은행보험감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들의 권한 일부를 인민은행으로 넘겼다.
FT는 이 부총재가 중국의 환율시장을 자유화하고 자본시장, 특히 채권시장에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이강은 중국 내외의 학계와 정책 분야에서 존경받는 통화정책 전문가”라면서 “그의 지명은 저우 총재의 유산을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는 개혁을 위한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은 오랫동안 대출을 풀어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은행시스템을 사용해왔으나 중국 경제가 성숙함에 따라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이 부총재가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총재는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이 대입 시험을 다시 시작했을 때 대학에 진학한 1세대 중 한 명으로 1980년 베이징대를 졸업했다. 그는 미국 미네소타주 햄라인대학에서 공부했으며 일리노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인디애나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WSJ는 그의 유창한 영어가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기타 주요 국제 금융 회의에서 정책을 논하고 대화에 참여하기에 유리한 요소라고 전했다. 이 강은 2008년부터 인민은행 부총재를 맡았으며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외환관리국(SAFE) 국장으로도 일했다.